전쟁과 노숙... 그 거친 세월을 녹여 50년 담아낸 '션 스컬리표 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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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프리즈 서울 2024]
서울 용산구 타데우스로팍 서울
아일랜드 출신 화가 션 스컬리 개인전
서울 용산구 타데우스로팍 서울
아일랜드 출신 화가 션 스컬리 개인전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션 스컬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910158.1.jpg)
지금 서울 용산구 타데우스로팍서울에서는 반세기가 넘도록 자신의 ‘그림 세계’에만 몰두한 작가가 관객을 만나고 있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서울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이는 추상화가 션 스컬리다. 그가 개인전 '소울'을 열며 자신의 작업 세계를 늘어놓는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스컬리는 1945년생으로, 현재는 영국에 작업실을 두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가로와 세로를 가로지르는 선, 투박한 블록을 사용해 추상화를 그리는 작가다.
스컬리는 ‘거친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으로 이주해서는 슬럼가에 살며 깨진 물탱크, 탄약 등 전쟁의 잔해를 놀잇감 삼아 자랐다. 이주하기 전 아일랜드에선 가족과 함께 노숙을 했다.
![션 스컬리, 랜드라인 드리프팅(Landline Drifting), 2024](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910160.1.jpg)
색채는 지금까지도 그의 작업을 지탱하는 거대한 정체성이다. 스컬리는 작업을 할 때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색을 쓰지 않는다. 작품을 그리며 그 안에서 물감을 혼합하고 바르며 '스컬리표' 색채를 창조한다.
"내가 회화에 씀으로서 새로운 색조가 탄생하는 것이죠. 그렇게 해야만 세상을 놀래킬 우수한 회화가 탄생한다고 믿습니다."
![션 스컬리,월 런던 그린(Wall London Green), 2024](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910162.1.jpg)
'랜드라인' 연작은 사진을 즐겨 찍는 그가 풀이 무성하게 자란 대지 뒤 수평선과 하늘이 만나는 장면을 찍고 영감을 얻었다. 그는 자신이 작업하며 겪은 계절, 당시의 대기와 날씨 등 몸담고 있는 환경들을 작품에 반영한다. 그만큼 주위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작업한다.
미술사에도 관심이 많다. 자신의 작업이 미술사적 맥락에 뒤쳐지지 않도록 항상 탐구와 공부를 거듭한다. 스컬리는 "회화란 매체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전부 녹아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치 글처럼 하나의 기록물인 셈인데, 내가 회화에 기록한 역사는 오로지 나의 것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전쟁과 노숙... 그 거친 세월을 녹여 50년 담아낸 '션 스컬리표 추상'](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910167.1.jpg)
그는 이번 전시에 자신의 영혼 즉 '소울'을 넣어 한국 관객을 만난다는 의미를 담아 전시 제목을 '소울'로 지었다. 마침 서울과 소울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다. 전시는 11월 9일까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