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3주 연속 축소됐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첫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집값은 전주 대비 0.21% 상승했다. 서울 집값은 8월 둘째 주 0.32% 오르며 5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지만, 이후 3주 연속 상승 폭을 줄여가고 있다.

일부 선호 지역만 매수세가 유지되면서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곳과 적게 오른 곳의 상승 폭 차이가 4배에 달한다. 다만 집값이 오른 지역에서도 단지에 따라 가격을 낮추며 숨을 고르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성동구는 9월 첫 주 0.43% 올라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금호동4가 '서울숲푸르지오1차' 전용면적 59㎡는 지난 2일 17억원(17층)에 팔리면서 직전 거래 15억7000만원(12층)보다 1억3000만원 올랐다. 인근 '금호대우' 전용 59㎡도 지난달 21일 12억500만원(15층)에 거래돼 직전 11억7000만원(7층) 대비 3500만원 상승했다. 금호동3가 '금호한신휴플러스' 전용 59㎡도 지난 2일 직전 거래 대비 1000만원 비싼 9억9500만원(7층)에 손바뀜됐다.

다만 그간 성동구에서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성수동1가 '트리마제' 가격은 하락했다. 트리마제 전용 140㎡는 직전 거래인 47억원(13층)보다 2억원 낮은 45억원(9층)에 지난달 29일 팔렸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경. 사진=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서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경. 사진=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응봉동 '금호현대' 전용 79㎡도 지난달 31일 10억500만원(2층)에 거래됐다. 전달 3층 매물이 10억85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8000만원 낮아진 셈이다. 금호동4가 '서울숲푸르지오2차' 전용 84㎡도 지난달 28일 직전보다 1500만원 낮은 19억2000만원(13층)에 거래가 체결됐다.

금호동 개업중개사는 "앞서 가격이 올랐던 단지들이 계속 오르지 못하고 다소 주춤한 모양새"라며 "이달 들어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자들이 상황을 관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근 다른 개업중개사도 "휴가철 영향도 있겠지만 매수 문의가 이전에 비해 줄어들긴 했다"고 말했다.

성동구에 이어 서초구도 반포동과 잠원동 위주로 0.41%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매물이 시장에 나와 중개 거래된 건은 재건축이 추진 중인 잠원동 '신반포2차' 1건에 그쳤다. 전달 같은 주간에 40여건이 중개 거래됐던 것보다 실거래가 급감하는 모양새다.

다음으로 광진구가 광장·자양동에서 교육 환경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0.32%, 송파구가 신천·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0.31% 올랐다. 강남구와 마포구도 각각 개포·압구정동 준신축과 대흥·염리동 대단지 위주로 0.3%씩 상승했다. 용산구는 한강로·이촌동 위주로 0.26% 오름세를 보였다.
사진=한국부동산원
사진=한국부동산원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 지역·단지에 대해서는 국지적인 상승 거래가 지속해서 포착됐다"면서도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변화하는 대출 여건에 대한 관망세 등으로 매물 소진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서울 전셋값도 0.15% 오르면서 2주 연속 상승 폭을 줄였다. 성동구가 하왕십리·행당동 대단지 위주로 0.38% 올랐고 서초구도 잠원·서초동 선호단지 위주로 0.24% 상승했다. 영등포구가 신길·대림동 위주로 0.22%, 광진구는 자양·광장동 주요 단지 위주로 0.2%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은 "선호 단지에서는 매물 부족이 지속되고 임차 수요도 꾸준해 상승 거래가 나오고 있지만,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확산하면서 서울 전체 상승 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