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사옥을 들이받은 소형 SUV 차량을 과학수사대가 현장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사옥을 들이받은 소형 SUV 차량을 과학수사대가 현장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계동에 있는 현대건설 본사 사옥 회전문을 차로 들이받은 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이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로 드러났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 관계자 이모씨는 전날 오후 4시40분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현대건설 사옥 정문 회전문을 들이받았다. 그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는 경찰에 재개발 관련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3구역 조합이 현대건설의 한남4구역 정비사업 홍보자료에 한남3구역 조합의 동의가 필요한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제작한 자료에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한남3구역 내 계획도로를 이용한다"는 내용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3구역 계획도로를 활용하면 사업 기간을 12개월가량 줄일 수 있고 4구역 조합 사업비를 약 2200억원, 가구당 분담금은 약 1억9000만원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해당 자료의 내용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사진=한경DB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사진=한경DB
한편 한남3구역은 총 38만6395㎡ 대지에 지상 22층 197개동, 6006가구가 지어지는 서울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구역이다. 2020년 6월 치열한 입찰 경쟁 끝에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총사업비는 7조원, 공사비 1조7387억원이다.

사업지 내 8300여가구는 작년 11월부터 이주를 시작해 최근까지 약 95%가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와 철거가 끝나는 대로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남'을 지을 예정이다.

인근에 있는 한남4구역은 내달 시공사 입찰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이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