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비버가 다섯 조각 났다?…'프리즈' 놀러갔다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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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서울' 최고의 부스"
'폴라 쿠퍼' 전시 '인카네이터' 화제
폴라 쿠퍼 갤러리 설립자
"1980년대부터 한국에 주목"
'폴라 쿠퍼' 전시 '인카네이터' 화제
폴라 쿠퍼 갤러리 설립자
"1980년대부터 한국에 주목"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몸이 머리, 몸통, 다리, 오른팔, 왼팔로 다섯 등분된 채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한 벽에 걸려 있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폴라 쿠퍼 갤러리 부스가 선보인 나무 조각 작품 ‘인카네이터(팜팡가)’ 얘기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폴 파이퍼는 이 같은 작품 연작을 통해, 스타를 마치 신처럼 숭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이미지를 상품처럼 소비하는 대중문화의 한 단면을 조명하며 미술계의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눈길을 끌어당기는 이 작품 덕분에 폴라 쿠퍼 갤러리 부스는 지난 4일 미술 전문 매체 아트뉴스가 꼽은 ‘프리즈 서울 최고의 부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폴라 쿠퍼 갤러리는 파이퍼처럼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소속 작가가 많기로 유명한 갤러리다. 미국 미술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설립자 폴라 쿠퍼(86)의 능력과 인품이 좋은 작가들을 끌어당긴 덕분이다.
그는 한국과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갤러리스트기도 하다. 30여년 전부터 한국 미술계에 관심을 가졌고, 서울 흥국생명 빌딩 앞 대형 설치작품인 망치질하는 남자(조너선 보로프스키의 ‘해머링 맨’)과 청계천에 있는 소라탑(클라스 올든버그의 ‘스프링’)이 이 갤러리에 소속된 작가 작품이다. 그에게 갤러리스트로서의 성공 비결과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물었다. ▷언제부터 한국과 인연을 맺었나요?
“30여년 전부터 한국의 미술 딜러, 컬렉터, 박물관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이 뉴욕을 방문해 저희 갤러리와 파트너십을 맺은 게 시작이었지요. 그 후 저는 자주 서울을 방문했고, 국제갤러리와 함께 우리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열었습니다. 제가 동아시아 국가를 방문한 건 한국이 처음이었어요. 리움미술관 관장을 지내신 홍라희 여사와 멋진 만찬을 했던 경험을 비롯해 즐거운 일들이 많습니다.”
▷전시는 잘 됐는지 궁금합니다.
“물론입니다. 조나단 보로프스키, 도널드 저드, 루돌프 스팅겔, 솔 르윗 등이 참여한 전시회를 국제갤러리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지요. 국제갤러리와는 좋은 관계가 계속됐는데, 1996년 이현숙 회장의 딸인 티나 킴이 저희 갤러리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어요. 지금 티나는 저희 갤러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 멋진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 미술시장의 특징이 있을까요?
“요즘 미술시장은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이 국경을 초월해 전세계 컬렉터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워낙 글로벌한 세상이 됐으니까요. 전 세계 모든 컬렉터를 움직이는 동기는 거의 다 같습니다. 처음에는 관심으로 시작해 미술품 수집이 취미가 되고, 열정이 되고,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까지 발전하는 거지요.”
▷한국에 지점을 낼 생각은 없나요.
“뉴욕을 벗어나 미국 내 다른 지역에 지점을 늘리거나 해외로 진출하는 것보다는 사람에 투자하는 걸 지향합니다. 어떤 변수가 생기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프리즈 서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2022년 첫번째 프리즈 서울의 분위기는 굉장히 흥분된 상태였어요. 미술관과 컬렉터들도 매우 적극적이었지요. 지난해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 참신했습니다. 컬렉터들은 최신 현대미술 트렌드보다는 과거 작품을 선호하는 것 같고요. 올해는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프리즈 서울 직후에 광주비엔날레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개막한다는 점이 기대를 키웁니다. 두 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최첨단을 달리는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합니다.”
▷주목하는 한국 작가가 있나요.
“지난해에는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김범의 전시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 저희는 이승택 작가의 열렬한 팬입니다. 지난 1~2월 저희 갤러리에서 그의 초기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갤러리스트로서 큰 성공을 거둔 비결이 궁금합니다.
“항상 작가와 작가의 비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 그 진정성을 인정받는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작가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앞선 답변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진정성입니다. 제가 믿고 지원해온 작가들은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진정성 있게 표현 방식을 발전시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 미술시장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아주 어려운 시기입니다. 불황 때문은 아닙니다. 돈이 너무나도 중요해졌어요. 세계 곳곳에 지점을 두고, 수백명의 직원을 고용해 상품 다루듯 미술품을 취급하는 곳들도 많고요. 그런 식으로 운영하면 결국 비용이 문제가 될 겁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폴 파이퍼는 이 같은 작품 연작을 통해, 스타를 마치 신처럼 숭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이미지를 상품처럼 소비하는 대중문화의 한 단면을 조명하며 미술계의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눈길을 끌어당기는 이 작품 덕분에 폴라 쿠퍼 갤러리 부스는 지난 4일 미술 전문 매체 아트뉴스가 꼽은 ‘프리즈 서울 최고의 부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폴라 쿠퍼 갤러리는 파이퍼처럼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소속 작가가 많기로 유명한 갤러리다. 미국 미술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설립자 폴라 쿠퍼(86)의 능력과 인품이 좋은 작가들을 끌어당긴 덕분이다.
그는 한국과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갤러리스트기도 하다. 30여년 전부터 한국 미술계에 관심을 가졌고, 서울 흥국생명 빌딩 앞 대형 설치작품인 망치질하는 남자(조너선 보로프스키의 ‘해머링 맨’)과 청계천에 있는 소라탑(클라스 올든버그의 ‘스프링’)이 이 갤러리에 소속된 작가 작품이다. 그에게 갤러리스트로서의 성공 비결과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물었다. ▷언제부터 한국과 인연을 맺었나요?
“30여년 전부터 한국의 미술 딜러, 컬렉터, 박물관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이 뉴욕을 방문해 저희 갤러리와 파트너십을 맺은 게 시작이었지요. 그 후 저는 자주 서울을 방문했고, 국제갤러리와 함께 우리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열었습니다. 제가 동아시아 국가를 방문한 건 한국이 처음이었어요. 리움미술관 관장을 지내신 홍라희 여사와 멋진 만찬을 했던 경험을 비롯해 즐거운 일들이 많습니다.”
▷전시는 잘 됐는지 궁금합니다.
“물론입니다. 조나단 보로프스키, 도널드 저드, 루돌프 스팅겔, 솔 르윗 등이 참여한 전시회를 국제갤러리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지요. 국제갤러리와는 좋은 관계가 계속됐는데, 1996년 이현숙 회장의 딸인 티나 킴이 저희 갤러리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어요. 지금 티나는 저희 갤러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 멋진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 미술시장의 특징이 있을까요?
“요즘 미술시장은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이 국경을 초월해 전세계 컬렉터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워낙 글로벌한 세상이 됐으니까요. 전 세계 모든 컬렉터를 움직이는 동기는 거의 다 같습니다. 처음에는 관심으로 시작해 미술품 수집이 취미가 되고, 열정이 되고,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까지 발전하는 거지요.”
▷한국에 지점을 낼 생각은 없나요.
“뉴욕을 벗어나 미국 내 다른 지역에 지점을 늘리거나 해외로 진출하는 것보다는 사람에 투자하는 걸 지향합니다. 어떤 변수가 생기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프리즈 서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2022년 첫번째 프리즈 서울의 분위기는 굉장히 흥분된 상태였어요. 미술관과 컬렉터들도 매우 적극적이었지요. 지난해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 참신했습니다. 컬렉터들은 최신 현대미술 트렌드보다는 과거 작품을 선호하는 것 같고요. 올해는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프리즈 서울 직후에 광주비엔날레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개막한다는 점이 기대를 키웁니다. 두 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최첨단을 달리는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합니다.”
▷주목하는 한국 작가가 있나요.
“지난해에는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김범의 전시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 저희는 이승택 작가의 열렬한 팬입니다. 지난 1~2월 저희 갤러리에서 그의 초기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갤러리스트로서 큰 성공을 거둔 비결이 궁금합니다.
“항상 작가와 작가의 비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 그 진정성을 인정받는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작가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앞선 답변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진정성입니다. 제가 믿고 지원해온 작가들은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진정성 있게 표현 방식을 발전시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 미술시장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아주 어려운 시기입니다. 불황 때문은 아닙니다. 돈이 너무나도 중요해졌어요. 세계 곳곳에 지점을 두고, 수백명의 직원을 고용해 상품 다루듯 미술품을 취급하는 곳들도 많고요. 그런 식으로 운영하면 결국 비용이 문제가 될 겁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