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여 감사합니다, 뇌쇄의 모니카 벨루치를 내리셨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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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오동진의 여배우 열전 - 모니카 벨루치
"Are you real?" / "Come to me, baby"
남성을 넘어 모든 여성까지,
모든 관객을 진정으로 혹하게 만드는
시대를 초월한 치명적 미모의 소유자
"Are you real?" / "Come to me, baby"
남성을 넘어 모든 여성까지,
모든 관객을 진정으로 혹하게 만드는
시대를 초월한 치명적 미모의 소유자
워낙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정확지는 않지만 아마도 가스파 노에 감독의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2003)’이란 영화 때문이었고 모니카 벨루치가 이 영화로 칸 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였을 것이다.
당시 한국 D일보의 L기자가 손을 번쩍 들고 질문을 했다. “당신, 진짜 인간이야?(Are you real?)” 벨루치가 손뼉을 치며 깔깔 댔다. 그리고 마이크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이리 나와 봐.(Come to me, baby)” 벨루치는 자신의 팔을 기자에게 내밀며 직접 만져 보라고 했다. 기자회견장은 난리가 났다.
한국 L기자의 용감무쌍한(?) 질문이 저지른 결과에 다들 크게 술렁였다. 이 일화는 세계...까지는 아니고 한국 영화 기자들 사이에 오래 남아 있는 전설이 됐다. 약간은 믿거나 말거나이다. 확인이 필요하지만, 굳이 그럴 일까지는 아니다. D일보 L기자는 요즘 기자 일을 하지 않는다. ‘실제 인간’이라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진정으로 글래머러스하고 우아하며 아름다운 여인들만 살고 있다는,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원더 우먼의 고향. 엄청난 외모의 여인들만 사는 여인 나라)’ 출신의 半(반)인半(반)여신 족일 것 같은 모니카 벨루치도 이제 나이가 60이다. 1964년생이다. 1964년 9월 30일 생이니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았음을 감안하여 59이다.
그거나 그거나이지만 여성들에게는 민감한 얘기이니 만큼 수정한다. 59! 그런데도 여전히 빵빵한 몸매로 여지없이 여기저기서 과감한 누드 연기나 포즈를 꺼리지 않고 다닌다. 모니카 벨루치야말로 몸매니 뭐니, 볼륨감이 어쩌느니 지껄여대도 다 용서받을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여배우, 아니 여성이다. 이탈리아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2016년 작 ‘유스’에서 프레드(마이클 케인)와 믹(하비 카이틀)은 스위스의 한 실버타운에 머물며 죽음을 준비하면서 종종 같이 사우나를 한다. 어느 날 탕(湯) 안으로 젊은 이탈리아 여성이 벌거벗은 몸으로 들어오자 이 노친네들 거의 동시에 중얼거린다. “신이여 감사합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감사’란 말은, 진정으로 신이 여성이란 존재를 탄생시켜 주신 것에 대한 것이지 자신들의 노안으로 여인의 벗은 몸을 보게 돼서 그런 것은 아니다. 동의하거나 말거나이지만, 우리가 모니카 벨루치를 떠올리면 프레드 혹은 믹처럼 신에게 감사하게 되기 때문에 하는 얘기이다.
벨루치는 이번 신작 ‘비틀쥬스 비틀쥬스’에서 인간과 악마의 세계에 걸쳐서 양다리로 살아가는 비틀쥬스(마이클 키튼)의 지긋지긋한 스토커 여인 델로레스로 나온다. 비틀쥬스는 델로레스를 토막 내 지옥 세계에 버려 버리는데,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신체 조각을 스테이플러로 찰칵찰칵 이어 붙이며 부활한다.
그녀의 온몸은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의 창조물을 얼기설기 이어 붙인 듯 온몸이 바느질 자국이다. 특히 얼굴에 사선으로 꿰맨 자국이 흉하다. 그럼에도 말입니다(‘그것이 알고 싶다’의 김상중 버전으로), 이런 모니카 벨루치의 모습이 주인공 리디아 역의 위노나 라이더보다 예쁘다. 그것도 치명적으로. 그것도 훨씬 더.
▶▶▶[관련 리뷰] 기상천외한 유령들과 저승… 팀 버튼에 또 다시 탄복한다 아마도 세계의 모든 남성을 넘어서서 모든 여성까지, 그래서 모든 관객을 진정으로 혹하게 만들었던 모니카 벨루치의 첫 영화는 ‘말레나’였을 것이다. 쥬세페 토르나토레(그 유명한 ‘시네마 천국’ 감독)의 2001년 작품이었고 벨루치가 37살로 가장 휘황찬란한 미모가 빛나던 때였다.
독일군이 점령한 지중해의 작은 마을에서 독일군 장교에게 부역하고 몸을 팔았던, 아니 나름대로 자기식으로 생존을 위해 살아가야 했던 말레나라는 여자 얘기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그런 그녀의 아찔한 몸매를 늘 훔쳐보는 13살 소년 레나토(주세페 술라토)의 성장기이다.
소년 레나토는 말레나가 스타킹을 신고, 자신의 종아리를 쓰다듬는 모습을 보며 헉헉댄다. 말레나는 아이가 자신을 훔쳐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 마을의 모든 남자, 모든 여자가 자신을 헐뜯고 미워하지만 소년만큼은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말레나는 전쟁이 끝난 직후 마을 사람들에게 매국 창녀라며 조리돌림을 당한다. 옷이 갈기갈기 찢기고 머리카락이 잘린다. 벌거벗겨진 채 마을 밖으로 쫓겨난다. 그런데 아뿔사!(이건 김상중 버전 아님) 그렇게 다 벗겨지고 짓이겨진 모니카 벨루치의 모습조차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모니카 벨루치는 액면가 그대로 시선 강탈자이다. ‘말레나’ 때 사람들은 외계에서 ‘시선 강탈자의 침입’을 경험했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그녀의 뇌살(惱殺, 알아알아. 발음은 뇌쇄야)적인 미모는 ‘매트릭스2’(2003)에서 또 한 번 빛난다. 사이버 세계의 여전사이자 라텍스 몸매의 여성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는 어리버리한 천재이자 구원자로 알려진 네오(키아누 리브스)를 사랑한다. 그녀는 그를 간절히 원한다. 그런데 악당의 본처인 페르세포네, 곧 모니카 벨루치는 트리니티를 옆에 두고 네오에게 자신의 입술에, 아니 혀가 얽히는 딥 키스를 요구한다. 자신에게 프렌치 키스를 하면 현실 세계 문을 열 수 있는 키 메이커(랜달 덕 김)에게 데려다주겠다고 한다. 트리니티는 허리춤에서 총을 꺼낼 참이다.
이 셋을 지켜보는 팀 리더 모피어스(로렌스 피쉬번)는 그녀를 제지한다. 네오는 트리니티의 눈치를 살피는 척, 약간은 자신도 원했던 듯, 페르세포네의 육감적인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대기 시작한다. 그 누가 모니카 벨루치의 입술을 거역하고 거부할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있는 자 그러지 못하는 자들에게 가차 없이 돌을 던지라. 아마 아무도 없을걸? 솔직히 모니카 벨루치가 가장 섹시할 때는 온몸을 옷으로 가득 감싸고 감추었을 때라고 생각한다. 스타 배우 멜 깁슨은 종종 임팩트가 강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고 그중 하나가 예수의 수난을 그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이다. 여기서 멜 깁슨은 막달라 마리아 역으로 모니카 벨루치를 캐스팅했고 신의 한 수 격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세상에서 막달라 마리아 역으로 모니카 벨루치 외에 더 적격인 배우가 있겠는가. 그녀만큼 섹시한 성녀 배우, 곧 섹스 이미지로 먹고살지만, 그 누구보다 연기 혼이 투철하고 순수한 여배우가 있겠는가. 누가 모니카 벨루치의 벗은 몸에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예수가 노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스파 노에의 ‘돌이킬 수 없는’은 모니카 벨루치가 극 중에서 강간과 폭행을 당하는 신을 롱 테이크로 찍어서 보여 줌으로써 한 마디로 ‘난리가 났었던’ 작품이다. 그녀는 엄청나게 얻어맞아 온몸이 찢기고 부서지며 동시에 심각할 정도로 강간당한다. 모두를 흥분과 분노하게 만든 장면이었지만 동시에 여배우에게 감독이 저런 장면까지 요구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가 모두(冒頭)에 얘기한 칸 기자회견 때이고 그런 와중에 D일보 L가지가 물어 본 것이다. “Are you real?”
자신의 몸매, 외모에 대한 자부심만큼 열심인 영화 일에서 모니카 벨루치는 선구안이 높은 작품을 선택하곤 한다. 최근 국내 예술영화관에서도 상영 중인 ‘더 원더스’라는 영화이고, 그 유명…하지만 거의 아무도 안보는 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행복한 라짜로’, ‘키메라’)의 신작이다. 여기서 모니카 벨루치는 유명 TV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온다. 개인적으로 아 이 여자 참 좋은 여자구나, 아무리 뇌쇄적 외모를 지녔다 해도 같이 살아가기에 마음이 편한 여자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던 작품이 바로 클로드 를르슈의 ‘남과 여:여전히 찬란한’(2020)이었다. 원작인 ‘남과 여’(1966) 이후 54년 만에 제작이 이루어진 후속작이었다. 1937년 생인 클로드 를르슈 감독은 살아 있지만 주연배우인 장 루이 트래티냥, 아누크 에메 모두 타계했다.
사랑이란 걸 해보지는 않았어도 생각이라도 해 본 남녀라면 ‘남과 여’를 안 볼 수 없다. 그만큼 러브 스토리의 최고봉 영화이다. ‘남과 여:여전히 찬란한’에서 두 남녀 장과 안나는 이제 완연한 노년의 나이로 다시 만난다. 남자는 치매에 걸려 자신의 요양원 원장에게 아침마다 섹스를 구걸하는 주책바가지 노인네이다. 그런데 종종 기가 막힌 시구를 읊조리기도 한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죽고 싶지 않아 / 영원한 장미가 발명되기 전엔 / 죽고 싶지 않아 / 날 괴롭히는 맛을 보기 전에는 / 죽고 싶지 않아 / 사랑의 열정을 맛보기 전에는』
모니카 벨루치는 이 영화에서 죽어 가는 노인장의 숨겨진 딸 엘레나로 나온다. 착하다. 아버지는 매번 자신의 이름을 잘 못 말한다. 그러면 엘레나는 빙긋이 웃으며 엘레나. 아빠 나 엘레나 한다. 아 착하고 착한 딸이여. 그대의 이름은 모니카 벨루치이다. 나의 말레나. 나의 막달라 마리아여. 아 젠장. 근데 모니카 벨루치와 현재 사는 남자는 ‘비틀쥬스 비틀쥬스’ 감독 팀 버튼이다.
▶(관련 리뷰) 기상천외한 유령들과 저승… 팀 버튼에 또 다시 탄복한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당시 한국 D일보의 L기자가 손을 번쩍 들고 질문을 했다. “당신, 진짜 인간이야?(Are you real?)” 벨루치가 손뼉을 치며 깔깔 댔다. 그리고 마이크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이리 나와 봐.(Come to me, baby)” 벨루치는 자신의 팔을 기자에게 내밀며 직접 만져 보라고 했다. 기자회견장은 난리가 났다.
한국 L기자의 용감무쌍한(?) 질문이 저지른 결과에 다들 크게 술렁였다. 이 일화는 세계...까지는 아니고 한국 영화 기자들 사이에 오래 남아 있는 전설이 됐다. 약간은 믿거나 말거나이다. 확인이 필요하지만, 굳이 그럴 일까지는 아니다. D일보 L기자는 요즘 기자 일을 하지 않는다. ‘실제 인간’이라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진정으로 글래머러스하고 우아하며 아름다운 여인들만 살고 있다는,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원더 우먼의 고향. 엄청난 외모의 여인들만 사는 여인 나라)’ 출신의 半(반)인半(반)여신 족일 것 같은 모니카 벨루치도 이제 나이가 60이다. 1964년생이다. 1964년 9월 30일 생이니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았음을 감안하여 59이다.
그거나 그거나이지만 여성들에게는 민감한 얘기이니 만큼 수정한다. 59! 그런데도 여전히 빵빵한 몸매로 여지없이 여기저기서 과감한 누드 연기나 포즈를 꺼리지 않고 다닌다. 모니카 벨루치야말로 몸매니 뭐니, 볼륨감이 어쩌느니 지껄여대도 다 용서받을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여배우, 아니 여성이다. 이탈리아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2016년 작 ‘유스’에서 프레드(마이클 케인)와 믹(하비 카이틀)은 스위스의 한 실버타운에 머물며 죽음을 준비하면서 종종 같이 사우나를 한다. 어느 날 탕(湯) 안으로 젊은 이탈리아 여성이 벌거벗은 몸으로 들어오자 이 노친네들 거의 동시에 중얼거린다. “신이여 감사합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감사’란 말은, 진정으로 신이 여성이란 존재를 탄생시켜 주신 것에 대한 것이지 자신들의 노안으로 여인의 벗은 몸을 보게 돼서 그런 것은 아니다. 동의하거나 말거나이지만, 우리가 모니카 벨루치를 떠올리면 프레드 혹은 믹처럼 신에게 감사하게 되기 때문에 하는 얘기이다.
벨루치는 이번 신작 ‘비틀쥬스 비틀쥬스’에서 인간과 악마의 세계에 걸쳐서 양다리로 살아가는 비틀쥬스(마이클 키튼)의 지긋지긋한 스토커 여인 델로레스로 나온다. 비틀쥬스는 델로레스를 토막 내 지옥 세계에 버려 버리는데,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신체 조각을 스테이플러로 찰칵찰칵 이어 붙이며 부활한다.
그녀의 온몸은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의 창조물을 얼기설기 이어 붙인 듯 온몸이 바느질 자국이다. 특히 얼굴에 사선으로 꿰맨 자국이 흉하다. 그럼에도 말입니다(‘그것이 알고 싶다’의 김상중 버전으로), 이런 모니카 벨루치의 모습이 주인공 리디아 역의 위노나 라이더보다 예쁘다. 그것도 치명적으로. 그것도 훨씬 더.
▶▶▶[관련 리뷰] 기상천외한 유령들과 저승… 팀 버튼에 또 다시 탄복한다 아마도 세계의 모든 남성을 넘어서서 모든 여성까지, 그래서 모든 관객을 진정으로 혹하게 만들었던 모니카 벨루치의 첫 영화는 ‘말레나’였을 것이다. 쥬세페 토르나토레(그 유명한 ‘시네마 천국’ 감독)의 2001년 작품이었고 벨루치가 37살로 가장 휘황찬란한 미모가 빛나던 때였다.
독일군이 점령한 지중해의 작은 마을에서 독일군 장교에게 부역하고 몸을 팔았던, 아니 나름대로 자기식으로 생존을 위해 살아가야 했던 말레나라는 여자 얘기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그런 그녀의 아찔한 몸매를 늘 훔쳐보는 13살 소년 레나토(주세페 술라토)의 성장기이다.
소년 레나토는 말레나가 스타킹을 신고, 자신의 종아리를 쓰다듬는 모습을 보며 헉헉댄다. 말레나는 아이가 자신을 훔쳐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 마을의 모든 남자, 모든 여자가 자신을 헐뜯고 미워하지만 소년만큼은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말레나는 전쟁이 끝난 직후 마을 사람들에게 매국 창녀라며 조리돌림을 당한다. 옷이 갈기갈기 찢기고 머리카락이 잘린다. 벌거벗겨진 채 마을 밖으로 쫓겨난다. 그런데 아뿔사!(이건 김상중 버전 아님) 그렇게 다 벗겨지고 짓이겨진 모니카 벨루치의 모습조차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모니카 벨루치는 액면가 그대로 시선 강탈자이다. ‘말레나’ 때 사람들은 외계에서 ‘시선 강탈자의 침입’을 경험했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그녀의 뇌살(惱殺, 알아알아. 발음은 뇌쇄야)적인 미모는 ‘매트릭스2’(2003)에서 또 한 번 빛난다. 사이버 세계의 여전사이자 라텍스 몸매의 여성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는 어리버리한 천재이자 구원자로 알려진 네오(키아누 리브스)를 사랑한다. 그녀는 그를 간절히 원한다. 그런데 악당의 본처인 페르세포네, 곧 모니카 벨루치는 트리니티를 옆에 두고 네오에게 자신의 입술에, 아니 혀가 얽히는 딥 키스를 요구한다. 자신에게 프렌치 키스를 하면 현실 세계 문을 열 수 있는 키 메이커(랜달 덕 김)에게 데려다주겠다고 한다. 트리니티는 허리춤에서 총을 꺼낼 참이다.
이 셋을 지켜보는 팀 리더 모피어스(로렌스 피쉬번)는 그녀를 제지한다. 네오는 트리니티의 눈치를 살피는 척, 약간은 자신도 원했던 듯, 페르세포네의 육감적인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대기 시작한다. 그 누가 모니카 벨루치의 입술을 거역하고 거부할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있는 자 그러지 못하는 자들에게 가차 없이 돌을 던지라. 아마 아무도 없을걸? 솔직히 모니카 벨루치가 가장 섹시할 때는 온몸을 옷으로 가득 감싸고 감추었을 때라고 생각한다. 스타 배우 멜 깁슨은 종종 임팩트가 강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고 그중 하나가 예수의 수난을 그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이다. 여기서 멜 깁슨은 막달라 마리아 역으로 모니카 벨루치를 캐스팅했고 신의 한 수 격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세상에서 막달라 마리아 역으로 모니카 벨루치 외에 더 적격인 배우가 있겠는가. 그녀만큼 섹시한 성녀 배우, 곧 섹스 이미지로 먹고살지만, 그 누구보다 연기 혼이 투철하고 순수한 여배우가 있겠는가. 누가 모니카 벨루치의 벗은 몸에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예수가 노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스파 노에의 ‘돌이킬 수 없는’은 모니카 벨루치가 극 중에서 강간과 폭행을 당하는 신을 롱 테이크로 찍어서 보여 줌으로써 한 마디로 ‘난리가 났었던’ 작품이다. 그녀는 엄청나게 얻어맞아 온몸이 찢기고 부서지며 동시에 심각할 정도로 강간당한다. 모두를 흥분과 분노하게 만든 장면이었지만 동시에 여배우에게 감독이 저런 장면까지 요구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가 모두(冒頭)에 얘기한 칸 기자회견 때이고 그런 와중에 D일보 L가지가 물어 본 것이다. “Are you real?”
자신의 몸매, 외모에 대한 자부심만큼 열심인 영화 일에서 모니카 벨루치는 선구안이 높은 작품을 선택하곤 한다. 최근 국내 예술영화관에서도 상영 중인 ‘더 원더스’라는 영화이고, 그 유명…하지만 거의 아무도 안보는 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행복한 라짜로’, ‘키메라’)의 신작이다. 여기서 모니카 벨루치는 유명 TV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온다. 개인적으로 아 이 여자 참 좋은 여자구나, 아무리 뇌쇄적 외모를 지녔다 해도 같이 살아가기에 마음이 편한 여자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던 작품이 바로 클로드 를르슈의 ‘남과 여:여전히 찬란한’(2020)이었다. 원작인 ‘남과 여’(1966) 이후 54년 만에 제작이 이루어진 후속작이었다. 1937년 생인 클로드 를르슈 감독은 살아 있지만 주연배우인 장 루이 트래티냥, 아누크 에메 모두 타계했다.
사랑이란 걸 해보지는 않았어도 생각이라도 해 본 남녀라면 ‘남과 여’를 안 볼 수 없다. 그만큼 러브 스토리의 최고봉 영화이다. ‘남과 여:여전히 찬란한’에서 두 남녀 장과 안나는 이제 완연한 노년의 나이로 다시 만난다. 남자는 치매에 걸려 자신의 요양원 원장에게 아침마다 섹스를 구걸하는 주책바가지 노인네이다. 그런데 종종 기가 막힌 시구를 읊조리기도 한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죽고 싶지 않아 / 영원한 장미가 발명되기 전엔 / 죽고 싶지 않아 / 날 괴롭히는 맛을 보기 전에는 / 죽고 싶지 않아 / 사랑의 열정을 맛보기 전에는』
모니카 벨루치는 이 영화에서 죽어 가는 노인장의 숨겨진 딸 엘레나로 나온다. 착하다. 아버지는 매번 자신의 이름을 잘 못 말한다. 그러면 엘레나는 빙긋이 웃으며 엘레나. 아빠 나 엘레나 한다. 아 착하고 착한 딸이여. 그대의 이름은 모니카 벨루치이다. 나의 말레나. 나의 막달라 마리아여. 아 젠장. 근데 모니카 벨루치와 현재 사는 남자는 ‘비틀쥬스 비틀쥬스’ 감독 팀 버튼이다.
▶(관련 리뷰) 기상천외한 유령들과 저승… 팀 버튼에 또 다시 탄복한다 오동진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