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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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자부심이 강한 학문이다. 한 설문에서 미국 경제학 교수들은 42%만이 “다른 분야에서 배울 것이 있다”고 답했다. 심리학 교수 79%, 사회학자 73%에 비해 한참 낮은 수치다.

<감성×경제>는 그런 경제학자들의 태도를 비판한다. 경제학자들이 소설을 읽는다면 더 많은 통찰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쓴 게리 솔 모슨은 노스웨스턴대 슬라브 어문학과 교수, 모턴 샤피로는 2009~2022년 노스웨스턴대 총장을 지낸 경제학자다. 저자들은 “위대한 작가들이 위대한 사회과학자들보다 사람을 더 잘 이해했다”고 말한다.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경제학에서 말하는 사람은 현실의 사람과 좀 동떨어져 있다. 합리적이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를 원하고, 항상 일관된 선택을 한다. 책은 현실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경제 이론이나 그에 따른 처방이 현실성을 잃곤 한다고 했다.
“위대한 소설가들이 경제학자보다 사람을 더 잘 이해했다” [서평]
소설 읽기는 대안이 된다. 등장인물에 몰입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되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 계층, 성별, 종교, 문화, 성적 취향, 도덕적 이해와 관련해 자기 자신과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경제학의 초기 모습은 지금과 달랐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에 이렇게 썼다.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인 존재라 하더라도, 그 천성에는 분명히 이와 상반되는 몇 가지가 존재한다. 이 천성으로 인해 인간은 타인의 운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단지 그것을 바라보는 즐거움밖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하더라도 타인의 행복을 필요로 한다. 연민과 동정심이 이런 종류의 천성에 속한다. 타인의 고통을 보거나 그것을 아주 생생하게 느낄 때 우리가 느끼게 되는 종류의 감정이다.”

책은 대학 입학, 육아, 장기 매매, 경제 발전 등의 주제를 경제학과 문학이란 두 관점으로 살펴본다.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인간을 추상적으로 취급하는지, 소설가들은 어떻게 인간의 구체적인 면을 파헤치는지 드러낸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