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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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대한민국 정부와 서울시에 약 1680억원 상당의 부당이익금을 반환하라고 낸 소송의 2심에서도 승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4-1부(부장판사 남양우 홍성욱 채동수)는 이날 론스타펀드 관련 법인 9곳이 한국 정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대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앞선 1심은 론스타에 정부와 서울시가 각각 1530억여원, 152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었다.

앞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약 2조1000억원에 사들인 뒤 2010년 매각해 4조6000억여원에 달하는 차익을 봤다. 이에 세무 당국은 론스타펀드 등에 1733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는데, 이들은 과세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2017년 10월 대법원에서 론스타는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는 해외법인이기 때문에 법인세를 징수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이후 론스타는 1733억원 중 약 1680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2017년 12월과 2018년 1월 각각 정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하면서 론스타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불어나고 있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46억800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를 제기했다. 이에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2022년 8월 2억1650만달러(약 2894억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법무부는 판정에 불복해 취소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