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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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자금 시장인 미국 머니마켓펀드(MMF)에 역대 최대 자금이 몰렸다. 20년만에 가장 높은 기준금리에 따른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데다가 최근 변동성이 높은 증권시장을 피해 잠시 자산을 맡길 대피처로 각광받으면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미국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미국 MMF에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372억6000만달러(약 49조7400억원)가 추가돼 총 자금은 6조3000억달러(약 8410조원)로 집계됐다. 주간 기준 이전 최고치인 6조2600억달러를 경신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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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F는 정부가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초단기자금에 투자하는 상품을 말한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아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MMF에 자금이 몰린 것은 20년만에 가장 높은 미국 기준금리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 지금의 수익률을 고정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크레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MMF 평균 수익률은 연 5.1%, 1개월 단기 미 국채는 5.3%로 집계됐다.

MMF는 증시 급락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자산으로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 관련 데이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안정적 수익률이 보장되는 MMF에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Fed가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해도 MMF에서 자금이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Fed 기준금리가 연 2%로 떨어지지 않는 한 MMF에서 현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라며 "단순히 Fed 금리 인하로 위험성이 없는 익일 투자 수단에서 훨씬 위험성이 큰 자산으로 전환할 것 같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스 투자 전략가 조셉 어베이트에 따르면 MMF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것은 2003~2005년과 2008 글로벌 금융 위기 두 차례 뿐이다. 전자의 경우 유동성이 증시와 뮤추얼펀드에 쏠리며 MMF와 예금 계좌가 모두 감소했다. 후자는 MMF에 있던 자금이 더 안전한 은행 예금으로 빠져나간 사례다.

어베이트 전략가는 "Fed의 다가오는 금리 인하로 인해 투자자들이 MMF에서 돈을 빼거나 은행 예금으로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