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말라붙은 美 미시시피강…밀·옥수수 값 급등 경보 [원자재 포커스]
미국 중부 전역이 가뭄으로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곡물 수송 젖줄’인 미시시피강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인근 농업지대는 관수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고, 운송 요금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시시피강 하류 예보 센터의 수문학자 데이비드 웰치는 “바지선 적재량을 매우 주의해야 할 만큼 미시시피강 수위가 낮아졌다”며 “미시시피강으로 흘러들어오는 오하이오강 유역의 건조함이 이미 낮아진 미시시피강 수위를 더욱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한경DB
사진=게티이미지, 한경DB
미시시피강은 식량, 에너지, 철강 공급품을 수송하는 주요 통로다. 여름철에는 보통 날씨 때문에 수위가 낮아지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1~27일 기준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과 세인트루이스 사이에서 출발하는 바지선의 운송료는 t(톤)당 34.15달러로 직전 주(8월 13~20일) 대비 19% 올랐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출발하는 바지선 요금 역시 전주보다 17% 상승한 t당 24.62달러를 기록했다.
가뭄으로 급등한 바지선 운임(사진=블룸버그 통신)
가뭄으로 급등한 바지선 운임(사진=블룸버그 통신)
콩 수송 연합의 마이크 스틴호크 전무이사는 “미시시피강 수위가 하락하는 것은 미국의 곡물 생산자들에게 나쁜 소식”이라며 “바지선 회사들은 바지선 적재량과 운송량에 제한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시시피강은 여름철마다 수위가 낮아져 곡물 수송 대란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곡물을 수송해야 하는 가장 바쁜 시기에 공급 장애가 생기면서 이미 높은 글로벌 식량 가격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다. 5월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던 미국 소맥 선물 가격은 지난달 26일 부셸당 5.25달러에서 지난 4일 5.80달러까지 상승하며 다시 오를 기미를 보인다.
최근 1년 소맥 선물 가격 추이(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최근 1년 소맥 선물 가격 추이(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말라붙은 미시시피강은 식수 공급에도 악영향을 준다. 미시시피강 수위가 낮아지면 멕시코만에서 상류로 흐르는 염수가 루이지애나 남동부 지역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군은 염수가 상류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해저 방벽을 건설하겠다고도 밝혔다.

웰치 분석가는 “향후 몇 주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강의 수위 문제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시시피강을 따라 있는 웨스트버지니아와 오하이오 일부 지역은 극심한 가뭄 상태고, 인디애나, 펜실베이니아, 켄터키 일부를 포함한 지역은 비정상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미시시피강 하류에 위치한 주들도 가뭄 영향권에 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