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장에서도 돈 몰리는 이곳…美 대선 리스크도 무풍지대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는 맹진규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매주 금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재테크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 우려로 전 세계 증시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이에 따른 증시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패닉장' 속에서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는 글로벌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의 대표 수혜주인 데다 미 대선 리스크 영향도 비교적 적다는 게 자금유입의 배경으로 꼽힌다.
패닉장에서도 돈 몰리는 이곳…美 대선 리스크도 무풍지대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리츠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리얼 에스테이트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RE)’에 지난 8월 6억2430만달러(약 8300억원)가 순유입됐다. 상반기에 유입된 자금(7억2902만달러) 만큼의 돈이 한 달 만에 들어온 것이다. 올 들어 최대이자 지난해(3억8533만달러) 순유입 규모를 넘어섰다.

미국 리츠 ETF를 직구하는 국내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리츠 ETF '뱅가드 리얼에스테이트'는 지난달 국내투자자 순매수 1570만달러를 기록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국내투자자 해외 증시 순매수 톱50 리스트에 올랐다.




리츠 ETF에 뭉칫돈이 몰린 것은 시장에서 미국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를 인하가 기정사실화돼고 있기 때문이다. 리츠는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힌다. 금리가 내려가면 부동산 대출 비용이 줄어 수익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올 들어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가가 지지부진하자 외면받았지만,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에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 시 배당이 늘어날 수 있고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까지 기대해 볼 만하다.

실제로 지난달 글로벌 리츠 지수는 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잭슨홀 미팅 기조 강연에서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자 추가 상승세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홍콩, 싱가포르, 미국, 유럽 (프랑스, 독일)의 리츠 지수가 상승했으나, 한국과 호주 리츠는 하락했다. 수익률은 홍콩이 12.4%로 가장 높았고 독일(9.4%) 미국(6.2%) 캐나다(6%)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 리츠는 지난 2분기 시장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2분기 부동산 섹터의 기업 중 84%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며, 이는 S&P500 전체 업종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미국 대선 국면에서 주요 이슈로 부상한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서도 비교적 영향이 적다는 분석이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커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대기업의 최저 세율은 15%에서 21%로 올리고, 해외 수익에도 세금을 매기는 안이 공약에 포함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공약대로 법인세율이 21%에서 28%로 오르면 S&P500 기업의 수익이 5%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소득에 과세를 추가하고 대체 최저 세율을 15%에서 21%로 인상하면 S&P500 기업의 수익은 최대 8%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예상했다.

부동산은 법인세율 인상의 피해가 적은 업종에 해당한다. KB증권에 따르면 경기소비업종은 순이익이 8.2%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에너지(-0.9%), 부동산(-1.6%) 업종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