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 아바의 레전드로 서막이 올랐다, 20주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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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 <아바: 더 레전드 (ABBA: Against the Odds)>
개막작 <아바: 더 레전드 (ABBA: Against the Odds)>
올해 20주년을 맞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9월 5일에 개막했다. 영화제의 거점으로 사용하던 시내 유일 멀티 플렉스 극장의 영업 중지와 예산 삭감 등 여러 가지 난관을 겪었지만 올해도 영화제는 출중한 해외 게스트들과 수려한 음악 영화들로 관객들을 맞는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무엇보다 흥미로운 개막작으로 정평이 난 영화제다. 특히 2012년에 상영했던 개막작 <서칭 포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은 아카데미를 포함 제천 이후에 열렸던 유수의 국제 영화제와 시상식에서도 노미네이트되며 ‘숨은 보석을 발견했다’는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올해 역시 영화제는 지극히 대중 친화적이면서도 개막작으로서의 격을 갖춘 작품 <아바: 더 레전드 (ABBA: Against the Odds)>를 발굴해냈다. BBC가 제작한 <아바: 더 레전드>는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팝 그룹, 아바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네 명 (아녜타, 비요른, 아니, 베니)으로 구성된 혼성 밴드 아바가 처음 대중 앞에 선 1974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로부터 시작된다. 형형색색의 과하게 화려한 의상과 소품으로 중무장한 아바는 유로비전의 심사위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그들의 세련된 음악과 무대를 뒤흔드는 가창력으로 모두를 매료시킨다. 이 콘테스트에서 아바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스웨덴을 대표하는 글로벌 스타로 부상했음은 물론이다. 이후 영화는 아바를 탄생시킨 전설의 데뷔곡 ‘워털루 (Waterloo)’를 필두로 ‘아이 두, 아이 두, 아이 두, 아이 두, 아이두 (I Do, I Do, I Do, I Do, I Do),’ ‘맘마미아 (Mamma Mia),’ ‘댄싱 퀸 (Dancing Queen),’ ‘머니, 머니, 머니 (Money, Money, Money)’ 등의 히트곡과 이 곡들이 만들어 낸 세계적인 팬덤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성공한 밴드, 혹은 뮤지션의 일대기를 추적하는 수많은 음악 다큐멘터리, 혹은 전기 영화가 그러하듯 <아바: 더 레전드> 역시 밴드의 탄생과 흥망의 과정을 그리는 기본 포맷에 충실한 편이다. 이러한 점에서는 그간 밴드 ‘아바’를 중심으로 하는 몇 개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와 특집 다큐멘터리들과도 그 궤를 함께 한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엄연히 ‘팝 그룹’으로만 인식되어 왔던 아바를 당대의 사회적·문화적·정치적 변화와 지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목소리를 냈던 유의미한 사회 구성원으로 재위치 시킨다는 점이다.
영화는 아바에게 모아졌던 가장 큰 비판들 중 하나, 즉 민권운동과 68혁명 등 격동과 혁명의 1970년대를 관통하는 밴드가 사회적인 의식과 메시지를 전혀 전달하고 있지 않다는 점 (예를 들어 밥 딜런이나 제니스 조플린처럼)에 주목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대중적 혹은 미디어의 시선이 지극히 편견에 가깝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들이 전곡을 스페인어로 불렀던 ‘치키티타 (Chiquitita)’는 UN이 주최한 유니세프 콘서트에서 처음 발표한 곡이다. '소녀’라는 뜻의 ‘치키티타’는 장애를 가진 어린 여자아이를 메타포로 함으로써 현세대를 살아가는 인류의 고통을 표현하는 노래다.
아바는 이 곡으로 내전과 국가폭력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남아메리카 (스페인어권)의 국민들에게도 공감과 사랑을 얻었다. 또한 아바는 이 곡으로 형성된 로열티의 50%를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치키티타’는 분명 유행가에 몰두하는 밴드 정도로 평가받던 그룹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socially mattered)’ 이슈를 환기할 줄 아는 뮤지션으로 그들을 재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궁극적으로 <아바: 더 레전드>는 갖가지 부침과 난관을 극복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서막’으로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그것은 어쩌면 그룹 아바가 겪은 장애물들과 사회적 편견을 극복했던 과정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멋진 개막작을 여름의 끝자락에서 아바의 신나는 음악과 함께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제천을 방문할 관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 될 것이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
[ <아바: 더 레전드> 트레일러 (채널.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올해 역시 영화제는 지극히 대중 친화적이면서도 개막작으로서의 격을 갖춘 작품 <아바: 더 레전드 (ABBA: Against the Odds)>를 발굴해냈다. BBC가 제작한 <아바: 더 레전드>는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팝 그룹, 아바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네 명 (아녜타, 비요른, 아니, 베니)으로 구성된 혼성 밴드 아바가 처음 대중 앞에 선 1974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로부터 시작된다. 형형색색의 과하게 화려한 의상과 소품으로 중무장한 아바는 유로비전의 심사위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그들의 세련된 음악과 무대를 뒤흔드는 가창력으로 모두를 매료시킨다. 이 콘테스트에서 아바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스웨덴을 대표하는 글로벌 스타로 부상했음은 물론이다. 이후 영화는 아바를 탄생시킨 전설의 데뷔곡 ‘워털루 (Waterloo)’를 필두로 ‘아이 두, 아이 두, 아이 두, 아이 두, 아이두 (I Do, I Do, I Do, I Do, I Do),’ ‘맘마미아 (Mamma Mia),’ ‘댄싱 퀸 (Dancing Queen),’ ‘머니, 머니, 머니 (Money, Money, Money)’ 등의 히트곡과 이 곡들이 만들어 낸 세계적인 팬덤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성공한 밴드, 혹은 뮤지션의 일대기를 추적하는 수많은 음악 다큐멘터리, 혹은 전기 영화가 그러하듯 <아바: 더 레전드> 역시 밴드의 탄생과 흥망의 과정을 그리는 기본 포맷에 충실한 편이다. 이러한 점에서는 그간 밴드 ‘아바’를 중심으로 하는 몇 개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와 특집 다큐멘터리들과도 그 궤를 함께 한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엄연히 ‘팝 그룹’으로만 인식되어 왔던 아바를 당대의 사회적·문화적·정치적 변화와 지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목소리를 냈던 유의미한 사회 구성원으로 재위치 시킨다는 점이다.
영화는 아바에게 모아졌던 가장 큰 비판들 중 하나, 즉 민권운동과 68혁명 등 격동과 혁명의 1970년대를 관통하는 밴드가 사회적인 의식과 메시지를 전혀 전달하고 있지 않다는 점 (예를 들어 밥 딜런이나 제니스 조플린처럼)에 주목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대중적 혹은 미디어의 시선이 지극히 편견에 가깝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들이 전곡을 스페인어로 불렀던 ‘치키티타 (Chiquitita)’는 UN이 주최한 유니세프 콘서트에서 처음 발표한 곡이다. '소녀’라는 뜻의 ‘치키티타’는 장애를 가진 어린 여자아이를 메타포로 함으로써 현세대를 살아가는 인류의 고통을 표현하는 노래다.
아바는 이 곡으로 내전과 국가폭력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남아메리카 (스페인어권)의 국민들에게도 공감과 사랑을 얻었다. 또한 아바는 이 곡으로 형성된 로열티의 50%를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치키티타’는 분명 유행가에 몰두하는 밴드 정도로 평가받던 그룹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socially mattered)’ 이슈를 환기할 줄 아는 뮤지션으로 그들을 재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궁극적으로 <아바: 더 레전드>는 갖가지 부침과 난관을 극복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서막’으로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그것은 어쩌면 그룹 아바가 겪은 장애물들과 사회적 편견을 극복했던 과정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멋진 개막작을 여름의 끝자락에서 아바의 신나는 음악과 함께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제천을 방문할 관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 될 것이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
[ <아바: 더 레전드> 트레일러 (채널. 제천국제음악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