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세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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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성수동 소재의 한 코랄(산호)색 건물 앞. 오전 9시부터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in) 성수’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한 긴 대기 줄이 형성됐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를 뚫고 이곳을 찾은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여성 고객이었다. 오전 10시 행사장 문이 열리자 사람들은 하나둘씩 큰 장바구니를 들고 곳곳을 돌아다니기 바빴다. 화장품 등을 무료로 증정하는 일부 부스엔 금방 사람이 몰렸다. 방문객들은 체험을 즐기고 인증샷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가 하면 선물 받은 제품을 장바구니에 여러 개 챙겨가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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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2021년 ‘무신사 뷰티’를 론칭한 이래 첫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다. 본격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서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는 K뷰티 중심지로 떠오른 성수동 일대에 66만1157㎡(약 20만평) 규모로 들어섰다. 화장품 유통 1위인 CJ올리브영도 주기적으로 성수동에 뷰티 페스타를 진행한 바 있어 양사 간 경쟁이 심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행사에 앞서 무신사는 올리브영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리브영이 몇몇 입점 업체들에 “무신사 행사에 참여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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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 성수는 크게 △메인 팝업 공간 △브랜드 제휴 팝업 공간 △이벤트 존으로 구성됐다. 메인 팝업 공간엔 무신사 뷰티 모델인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 얼굴을 크게 앞세운 점이 눈에 띈다. 이들 공간엔 무신사가 엄선한 41개 뷰티 브랜드가 들어섰다. 이들 중 약 80%가 중소·중견 K뷰티 브랜드다. 패션 영역 성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진 브랜드를 발굴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유통 채널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브랜드 라인업을 한자리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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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서 필수 방문 코스로 손꼽히는 뷰티 브랜드숍 11곳도 참여했다. △러쉬 성수점 △아모레 성수 △이니스프리 디아일 등에 해당한다. 행사 메인 팝업 공간인 아이언 빌딩 이외에도 무신사 테라스 성수, 무신사 스퀘어 성수4와 인접해 행사 기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실제 이번 행사에 앞서 3일간 무신사에서 한정 판매한 얼리버드(선판매) 티켓은 온라인 접수창 오픈 직후 1분 만에 매진되며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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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값은 1만원대로 티켓 구매자에겐 최대 40만원 상당의 선물이 증정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아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올리브영 뷰티 페스타에 자주 방문했다는 20대 이모 씨는 “이벤트에 참여만 하면 화장품 여러 개를 무료로 쓸어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30대 홍모 씨는 “티켓값만 내면 그보다 훨씬 값이 나가는 화장품을 받아볼 수 있는 게 좋다”며 “새로운 브랜드도 체험해볼 수 있어 나중에 구매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무신사는 2021년 ‘무신사 뷰티’를 론칭하고 뷰티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입점 브랜드는 1700여 개에 달한다. 무신사 뷰티 페스타는 지난해 5월 온라인에서 처음 진행된 바 있다. 올해에는 반응이 더 좋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19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된 무신사 뷰티 페스타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거래액이 322% 늘었다. 일평균 방문자 수(UV)도 약 100% 증가했다.
사진=김세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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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패션에서 뷰티로 사업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는 데에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보장됐기 때문. 회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무신사 뷰티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4%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150% 증가한 만큼 성장세가 눈에 띈다. 같은 달 무신사 뷰티 신규 고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3% 늘었다. 회사 측은 “무신사 뷰티에서 처음 개최하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와 앞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가 시너지를 냈다”고 분석했다.

이번 행사는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열린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 성수는 무신사 뷰티가 앞으로 추구할 ‘넥스트 뷰티’라는 방향성을 전달하고, 입점 브랜드의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특히 서울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가장 트렌디한 지역으로 떠오른 성수동에서 감각적인 로컬 숍의 경험을 제공해 즐거운 뷰티 페스타의 장으로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오프라인 행사 개최는 고객 접점 확대라는 의미가 있다”며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고,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경험한 고객이 온라인으로 유입되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