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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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의 주가가 차별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인디 브랜드사의 활발한 해외 진출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단기 조정에 들어간 모습이다. 다만 한국콜마를 비롯해 수출 호조 브랜드를 고객사로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한국콜마는 전 거래일보다 400원(0.57%) 오른 7만400원으로 마감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32.8%나 뛴 수준이다. 최근 한 달 동안에만 17.7% 오르면서 코스피지수 상승률(0.9%)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화장품제조와 코스메카코리아도 각각 40%, 17.4% 올랐다. 반면 동종 업계 내에서 코스맥스(-11.5%)와 씨앤씨인터내셔널(-7.2%) 등은 약세를 보였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화장품 뷰티 전시 '2024 인터참코리아'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상담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화장품 뷰티 전시 '2024 인터참코리아'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상담하고 있다./사진=뉴스1
화장품 ODM 기업들은 최근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화장품 소매 판매 부진이 이어졌지만 지난해부터 국내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저가 화장품 인디 브랜드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면서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인디 브랜드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현재 고가 라인업보다 저가의 고품질 화장품이 잘 팔리는 시장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ODM 업체는 인디 브랜드사나 올리브영의 PB(자체 브랜드)를 외주 받아 생산만 하기 때문에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ODM 업황 호조에도 불구하고 기업 간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는 배경엔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실적 성장 속도 이상으로 빠르게 상승했던 주가는 지난 2분기 실적 시즌 이후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며 "여전히 미국을 필두로 비중국 수출이 견조하고, 해외 진출 업체들 실적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주식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이 이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한국콜마·한국화장품제조·코스메카코리아 등 일부 ODM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배경엔 밸류에이션 부담을 뛰어넘는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코스메카코리아·한국화장품제조의 수익성이 극대화하는 모습"이라며 "각각은 수출 호조 브랜드를 고객사로 보유, 해당 브랜드로의 물량 증가가 나타나며, 수익성 개선 효과가 뚜렷했고, 계절성도 약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기업의 하반기 실적과 주가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도 국내 인디 브랜드의 활발한 해외 진출에 힘입어 관련 기업을 고객으로 보유한 ODM 기업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김혜미 연구원은 "4분기에는 (대규모 할인행사인) '아마존 프라임데이', '블랙 프라이데이'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소비 시즌 효과가 거론되며 다시 한번 업종 주가의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김수현 센터장은 "(ODM 업체들이) 현재 잘 나가는 인디 브랜드사들의 제품을 대체 생산해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주가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