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매장에서 한 반려견이 한복을 입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 매장에서 한 반려견이 한복을 입고 있다. 이마트 제공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에 육박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료, 옷 등 용품뿐 아니라 헬스케어, 보험 등으로 펫산업이 확장돼 2027년엔 시장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추석을 앞둔 유통시장에서는 한복, 유모차 등의 품목에서 반려동물용 제품 매출이 유아용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일부 점포에선 이달 들어 개와 고양이에게 입힐 반려동물용 한복이 유아용보다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선 작년 추석까지만 해도 반려동물 한복 매출이 유아 한복 매출의 33%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설을 앞두고는 반려동물 한복 판매가 급증하면서 유아용 한복 매출의 90%까지 접근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요가 명절 때마다 늘고 있어 올 추석에는 제품 종류를 20여 개로 확대했다”며 “이번에는 전체 점포를 기준으로 반려동물용이 유아용을 가뿐히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반려동물 한복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롯데온의 반려동물 한복 매출은 전년 동기의 다섯 배에 달했다. SNS에 한복을 입은 반려동물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10만원대 고가 제품에 선뜻 지갑을 여는 애견·애묘인이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집사 1500만명, 커지는 펫 시장…'애견 한복' , 아이용보다 잘 팔려
‘개모차’로 불리는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은 유아용 유모차를 추월한 지 오래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전체 유모차 판매량 중 개모차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2022년 35%였던 개모차 비중은 올해(1~8월) 57%까지 상승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조9731억원인 펫시장 규모는 2027년 6조55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반려동물을 위해 매달 지출하는 고정 양육비도 지난해 기준 12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에 152만원을 반려동물에게 투자하는 셈이다. 최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강아지 전용 향수를 105달러(약 15만원)에 출시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구찌 등도 강아지 가방, 목줄, 옷 등을 판매 중이다.

삼정KPMG는 지난 6월 발간한 펫코노미 관련 보고서에서 “소득이 높을수록 반려동물에게 더 많은 돈을 투자한다”며 “최근 65세 이상 노년층, 젊은 1인 가구, 신혼부부 중 고소득자 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성장성이 밝다”고 분석했다.

펫 시장이 커지면서 반려동물사업에 새로 진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교원그룹은 지난달 경북 경주 스위트호텔을 34개 객실을 갖춘 펫호텔 키녹으로 리뉴얼했다.

치킨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도 최근 서울 논현동에 반려동물 문화공간인 피터펫을 개장했다. 피터펫엔 반려동물 유치원을 비롯해 미용, 호텔, 행동훈련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