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 사장(왼쪽 두 번째)과 로저 허 AWOT 최고경영자(세 번째)가 지난 5일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진 제공
조현민 한진 사장(왼쪽 두 번째)과 로저 허 AWOT 최고경영자(세 번째)가 지난 5일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진 제공
한진이 글로벌 e커머스 물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국내 택배 시장에서 CJ대한통운, 쿠팡 등에 뒤처지자 해외 직구(직접 구매) 물량을 확보해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한진은 중국 물류 기업 에이왓글로벌코퍼레이션(AWOT)과 손잡고 e커머스 물류 전용 합작법인을 설립했다고 6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두 회사가 맺은 ‘상호 물류사업 활성화’ 업무협약(MOU)에 따른 것이다. AWOT는 연매출이 5조원에 달하는 중국 물류 기업이다. 광저우 본사를 비롯해 해외 각국에 50여 개 지사를 두고 있다.

두 회사 간 협력은 중국발(發) 직구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주목해 성사됐다. 세계적으로 초저가를 내세운 중국산 상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3%씩 커지고 있다. 한진과 AWOT는 각사가 보유한 물류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동원해 중국에서 한국, 일본으로 향하는 물량 수주에 나서기로 했다. 합작법인이 중국 유통 기업의 물량을 유치하면 AWOT가 한국, 일본까지 운송을 담당하고, 한진이 통관 및 배송을 맡는 방식이다.

한진 관계자는 “풀필먼트(물류 일괄대행)부터 항공 운송, 통관까지 모두 제공하는 복합 운송 서비스를 앞세워 중국 대형 유통기업의 물량을 유치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동남아시아와 미주로 향하는 물량까지 따내겠다”고 했다.

한진은 한때 CJ대한통운에 이은 국내 택배업계 2위였지만, 롯데로지스틱스와 쿠팡의 약진으로 시장 점유율이 줄었다. 지난해 기준 국내 택배 시장 점유율은 CJ대한통운 33.6%,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24.1%다. 한진의 점유율은 10% 내외로 알려졌다.

한진이 해외로 눈을 돌린 배경도 이 때문이다. 국내 택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랐지만, 글로벌 e커머스 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크로스보더’ 물류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한진은 지난해부터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해외 법인을 잇따라 설립했다. 그 결과 한진의 올 상반기 글로벌 사업 부문 매출은 10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7.6%에서 8.8%로 늘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