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증권사인 궈타이쥔안과 하이퉁이 합병한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총자산이 315조원 규모로 1위 시틱증권을 단숨에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재경과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5일 궈타이쥔안은 홈페이지를 통해 하이퉁을 흡수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병은 일류 투자은행을 건설하고 업계의 질적 발전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법인이 합병할 경우 총자산(작년 기준)은 1조6800억위안(약 315조5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1위 시틱증권의 1조5061억위안(약 282조9000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궈타이쥔안이 주식을 발행해 하이퉁 상하이증시 상장주식(A주) 및 홍콩증시 상장주식(H주) 소유자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이뤄진다. 궈타이쥔안은 자금 조달을 위해 A주를 신규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투자은행(IB)을 만들어 미국에 도전하겠다는 중국 당국 의지가 반영됐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작년 10월 금융공작회의에서 “월가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투자은행을 육성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지난 2월 취임한 우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위원장도 2035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B를 2~3개 만들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증시 부진과 자본시장 침체도 이번 합병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이후 침체에 빠지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현재 2021년 12월 대비 약 23% 하락했다. 특히 하이퉁은 올 상반기 매출이 88억위안(약 1조6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