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내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강행하면서 장외 채권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개인 채권 투자자의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 증권사도 개인투자자 대상의 채권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3조334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최저치다. 시간이 갈수록 채권의 인기는 냉랭해지는 추세다. 9월 1~5일 순매수액은 7027억원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지난 4월 같은 기간(1조779억원) 대비 35% 급감했다.

개인투자자는 그동안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거지자 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해 왔다. 최근 들어 이들의 발길이 급격하게 뜸해진 이유는 내년 금투세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서다. 그간 채권은 매매차익에 비과세를 적용하고 이자 소득에만 15.4%의 세금을 매겼다. 그러나 금투세가 도입되면 250만원 이상의 채권 매매차익에 22%, 3억원 이상 차익에는 27.5%의 세금을 내야 한다.

채권 개미들은 금투세를 피하기 위해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를 주로 사들이고 있다. 국내 A증권사의 올해 5~9월 단기채 판매 규모는 2조409억원으로 전체 판매 채권의 43.7%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6298억원·20.1%) 대비 크게 늘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인 만큼 장기채에 투자하면 수익이 날 확률이 높지만 증권사는 사실상 채권 영업을 중단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국채 개미들도 모두 연내 만기 도래 상품만 찾는다”며 “이런 국채는 이미 품귀 상태여서 팔려고 해도 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심성미/장현주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