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이 올해에 이어 또 동결됐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국민 부담을 고려한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6일 건강보험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내년 건보료율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도 건보료율은 직장 가입자 기준으로 올해와 같은 7.09%, 지역 가입자의 부과 점수는 208.4원이 유지된다. 월평균 건보료는 직장 가입자 14만6712원, 지역 가입자 10만7441원 수준이다.

건보료율은 2009년과 2017년, 2024년, 2025년 총 네 차례 동결됐다. 2년 연속 동결된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이다. 복지부는 “지역·필수의료 투자 등 의료 개혁 추진을 위한 지출 소요가 있어 일정 수준의 인상 필요성이 제기됐다”면서도 “지속되는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인한 국민 경제의 보험료 부담 여력 등을 감안해 보험료율을 올해와 같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공의 이탈 사태 여파로 단가가 높은 상급종합병원 이용률이 낮아지며 예상보다 건강보험 재정의 흑자 폭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보험료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말 건보 적립금 규모가 30조원 수준에 이르는 만큼 올해까진 동결을 이어갈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제도 도입 이래 가장 안정적으로 운용 중인 건보 재정 여건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보험료율을 유지하더라도 필수의료 투자는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비상 진료 장기화 상황에서도 응급·중증 환자의 진료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월 2168억원 규모의 건보 지원방안 연장을 의결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