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6일 “한일관계 개선은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며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닌 역사적 책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만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만찬에는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총리의 부인 유코 여사도 함께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지난해 3월 일본 방문 이후 1년 반 동안 오직 국익을 위하는 마음과 기시다 총리와의 견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두 부부가 함께 한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사 위령비 참배,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등을 회상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한일관계의 앞날에 예측하기 힘든 난관이 찾아올 수도 있으나 흔들리면 안된다”며 “기시다 총리께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변함없이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기시다 총리는 한국말로 “대통령님, 여사님,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멋진 만찬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속담에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며 “한일은 이웃이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유대를 강화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에 세찬 비가 온 적도 있지만 윤 대통령과 비에 젖은 길로 함께 발을 내딛으며 다져온 여정이 한일관계의 새로운 시작이었다”며 “한일 양국이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처해 나가는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앞으로도 설령 의견 차가 있어도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함께 지혜를 내 길을 개척하자”면서 “‘경요세계’라는 말처럼 현대에도 한일 양국이 서로를 비춤으로써 지역과 세계에서 함께 빛을 발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경요세계는 조선통신사 박안기가 시즈오카현 세이켄지에 남긴 편액으로 두 개의 옥구슬이 서로 비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만찬에서는 김건희 여사가 직접 선정한 한식과 일식이 어우러진 메뉴가 제공됐다. 참깨 두부와 일본에서 즐겨 먹는 채소인 경수채 무침을 곁들인 금태 소금구이, 새우 만두가 전채 요리로 나왔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