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은 내렸지만…브로드컴의 엔비디아 저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9월 6일 금요일>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오면 미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얼마나 금리를 내릴지 뚜렷해질 줄 알았습니다. 미국이 연착륙으로 향할지, 침체가 발생할지 명확해지길 기대했죠. 그러나 6일(미 동부시간) 발표된 8월 고용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했습니다. 신규 고용이나 실업률 등은 예상에 부합했지만, 이전 2개월 치 데이터가 크게 하향 수정되는 등 애매한 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FOMC를 앞두고 마지막 발언에 나선 중량급 Fed 스피커들은 25bp 인하로 기운 듯했습니다. 고용 둔화가 걱정되는 가운데 Fed가 천천히 인하한다면 침체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실망 매물이 나왔습니다. 브로드컴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 가이던스로 인해 반도체,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 폭이 컸습니다. 월가는 오는 11일 8월 소비자물가(CPI)가 첫 인하 폭이 얼마나 될지 최종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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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30분 발표된 8월 고용보고서는 예상에는 부합했지만, 세부 내용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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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농업 일자리는 14만2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왔는데요. 예상 16만4000개보다 약간 적었지만 7월보다는 많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지난 두 달 치 수치가 8만6000개나 하향 수정됐습니다. 6월 수치가 17만9000개→11만8000개로, 7월 11만4000개→8만9000개로 낮춰진 것이죠. 이에 따라 3개월 평균 월평균 고용은 11만6000개로 낮아졌습니다. 이는 상반기 20만7000개, 2023년 25만1000개보다 현저히 둔화한 것입니다.

실업률은 월가 기대처럼 7월 4.3%에서 4.2%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반올림 전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따지면 7월 4.253%가 8월 4.221%로 떨어진 데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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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7월 허리케인 효과가 사라진 데 따른 반등으로 해석됐습니다. 가계 조사를 보면 취업자는 16만8000명 증가했고, 실업자는 4만8000명 감소했습니다. 7월에 증가했던 실직자의 절반 정도가 회복되었고, 일시 해고된 사람 중 4분의 3이 일자리에 복귀했습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4%로 7월(0.2%)이나 월가 예상(0.3%)보다 더 높게 나왔고요. 전년 대비로는 3.8%(7월 3.6%, 예상 3.7%) 올랐고요. 주당 근무시간은 34.3시간으로 7월보다 0.1시간 늘었습니다. 통상 기업은 해고를 늘리기 전에 근무시간부터 줄이는 경향이 있지요. 7월 허리케인 효과가 가셨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노동 시장 참여율은 62.7%로 유지되었으며 1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8월 고용보고서에서 나타난 강점, 약점을 살펴보겠습니다.

<강점>

-일자리 증가가 7월보다 가속했다
-가계 조사에서 취업자가 16만 8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이 감소했다
-임금 상승이 가속되었다
-근무시간이 증가했다

<약점>

-풀타임 일자리(-43만8000개)가 줄고 파트타임(52만7000개)이 늘었다
-실업률 하락 폭은 0.032%포인트에 그친다. 3개월 평균 실업률은 최근 12개월 최저치보다 0.57% 높아 여전히 '삼의 법칙'(Sahm Rule)에서 규정된 경기 침체 임계값(0.5%포인트)을 넘었다
-가장 넓은 의미의 실업률(U6)은 7.9%로 올랐다. 이는 거의 3년 만에 가장 높다
-업종별로는 ▲정부(+2만4000개) ▲레저 및 접객(+4만6000개) ▲교육 및 헬스케어(+4만7000개) 등 통상 임금이 적고, 안정성이 낮은 곳에서 많이 늘었다. 강력하고 활기찬 경제와 관련된 ▲제조업(-2만4000개) ▲사업 서비스(+8000개) ▲운송 및 물류(+7900개) ▲IT(-7000개) 등은 감소하거나 증가 폭이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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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고용은 하향 조정될 수 있다. 노동통계청(BLS)은 2023년 4~2024년 3월 12개월 동안 월평균 7만8000개 고용을 과대평가했다가 최근 수정했다. 또 지난 12개월간 평균 6만8000개가 첫 발표보다 낮춰졌다. 지난 6월 고용은 처음 20만6000개 증가로 보고되었지만 지난달 17만9000개로 수정되었고 이번에 11만8000개로 하향 조정됐다.

웰스파고는 "8월 고용 데이터는 노동 시장이 흔들리고 있진 않지만, 분명히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지난 3개월 동안 월별 고용 증가는 11만6000개에 그친다. U-6 실업률은 이번 경기 사이클 최고치로 상승해서 고용 추가 둔화 징후를 보여준다. 고용 범위는 여전히 경기 사이클 민감도가 낮은 산업에 집중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 고용보고서로 인한 침체 우려는 일단 완화된 듯하다. 최근 몇 주 동안 신규 실업급여 청구가 약간 감소했고, 실업률은 일부 반전됐고, 고용은 느려졌지만, 여전히 긍정적 영역에 머물러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BMO는 "8월 고용보고서는 노동 시장이 상당히 냉각되었고, 둔화 추세가 명확하다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메시지를 재확인해줬다. 노동 시장은 지난 3개월 동안 빠르게 냉각되었고 Fed는 제약적 정책을 조정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노동 시장은 아직 무너지진 않았다. 실업률 하락으로 침체를 우려하는 사람들의 불안이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증가는 소비자 실질 구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제프리스는 "일자리 증가가 예상보다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8월의 14만2000개 증가와 3개월 평균 11만6000개 증가는 여전히 장기적인 균형 수준보다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즉 미국 경제가 신규로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을 흡수하는 데 필요한 수준은 넘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18일 FOMC가 50bp 인하로 금리 인하의 문을 열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실업률은 3bp만 하락했고, 이전 달 데이터가 우려스럽게 하향 수정되면서 3개월 월평균 일자리 증가 폭은 11만 6000개로 낮아졌다. 8월 고용보고서는 '회색지대'에 있지만 50bp 인하를 유도할 만큼 약하지는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Fed가 처음부터 50bp 인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50bp 인하를 실행하기에는 충분한 근거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25bp 인하로 시작할 가능성이 있으며, 고용 위험이 커지면 11월 50bp 인하로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ING는 "25bp냐, 50bp냐 논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8월 고용보고서는 Fed가 18일에 금리를 얼마나 내릴지 추정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숫자들의 혼합을 제공한다. 우리는 인플레이션 걱정이 감소했고 Fed가 노동 시장 약화를 막을 것이란 생각으로 50bp 인하를 예측하지만, 확신은 낮다"라고 밝혔습니다.

보스턴 연방은행의 에릭 로즌그렌 전 총재도 "일자리는 14만2000개 늘었고 실업률은 0.1%포인트 감소했다. 건설업종에서 2만4000개, 여가접객업에서 4만6000개 증가했다.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패턴이 아니며 실질 GDP의 연 2% 성장에 더 부합한다. Fed는 50bp 인하할 것 같지 않고 25% 인하와 일치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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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고용 데이터가 나온 직후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요. 하락하던 주가 선물지수는 하락 폭을 대폭 줄였습니다.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9월 50bp 인하 베팅이 50%를 넘어 60%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의 50bp 인하 기대가 커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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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5분 뒤인 오전 8시 45분에 등판한 뉴욕 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가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윌리엄스는 "경제가 균형을 이루고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으므로 금리를 낮춰 정책의 제약 정도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라면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책이 더 중립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점진적 접근법을 취한 것이죠. 그는 금리를 서둘러 중립으로 낮추려 않는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자, "통화 정책은 잘 자리 잡고 있고 노동 시장의 바람직하지 않은 약화를 막을 수 있는 경로에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또 "실업률 상승은 대체로 과열된 상황에서 후퇴한 것이며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노동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고용 및 경기 둔화와 일치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윌리엄스의 발언을 들으면 50bp 인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오전 9시께 Fed워치 시장의 50bp 인하 베팅은 다시 5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금리는 하락 폭을 줄였습니다. 고용 데이터 발표 직후 3.64%까지 떨어졌던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윌리엄스 발언 이후 3.7%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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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가운데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보합권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노동 시장의 둔화 조짐에도 50bp 인하 확률이 낮아지자 실망 매물이 흘러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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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오전 11시께 살짝 반등하기도 했는데요. '매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약간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한 덕분이었습니다. 월러 이사는 8월 고용보고서를 포함한 최신 데이터에 대해 "노동 시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악화하지는 않았다"라고 언급하면서도 "위험 균형이 하방으로 기울었다. 베버리지 곡선을 분석한 결과 근로자 수요가 더 약화할 경우 실업률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는 지점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2022년 인플레이션이 급등했을 때 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것을 "강력히 지지"했으며, "필요하다면 금리 인하도 앞당길 것을 지지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결정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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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 이사가 발언한 뒤 50bp 인하 희망이 잠시 커졌는데요. 이번에는 WSJ의 티미라오스 기자가 찬물을 뿌렸습니다. 티미라오스는 X에 올린 게시물에서 "월러는 25bp나 50bp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데이터가 더 많은 악화를 보여줄 경우, 적절하다면 더 빨리 인하할 수 있다'라는 옵션을 명시적으로 제시하면서 25bp 인하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라고 풀이한 것입니다.

사실 월러 이사도 "현재로서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후 '새로운' 데이터가 노동 시장의 심각한 악화를 보여준다면, FOMC는 신속하고 강력하게 통화 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라고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9월에 25bp로 시작하고 고용 위험이 증가할 경우 11월이나 이후 회의에서 50bp로 인하를 가속할 수 있다는 얘기지요.

'비둘기파'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나왔지만, 영향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굴스비 총재는 "연착륙을 하려면 뒤처져서는 안 된다. 경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매우 분명하다. 인플레이션은 훨씬 낮아지고 경제는 과열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나치게 냉각되고 있다는 분명한 경고 신호가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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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약세를 보인 이유 중 하나는 브로드컴 탓이었습니다. 전날 브로드컴은 매출, 주당순이익(EPS)은 월가 기대를 상회했습니다. 문제가 없었죠. 올해 AI 관련 매출이 12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기존 110억 달러보다 많은 것이고, 월가 예상 118억 달러보다 많았습니다. 그러나 3분기(~10월) 분기 매출 가이던스 140억 달러가 월가 추정 141억 달러에 약간 못 미쳤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매수 투자등급에 목표가를 176달러에서 180달러로 높였는데요.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브로드컴의 AI 성장은 선형적이지 않지만, 여전히 강력하다. 회사 측은 맞춤형 반도체(ASIC) 사업은 분기별로는 울퉁불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울퉁불퉁함은 실제로 나타났는데, AI 프로세서 매출은 전 분기보다 정체됐지만 AI 네트워킹은 약간 증가한 것이다. 중요한 점은 올해 성장률이 여전히 작년의 3배에 가깝고, 10월에는 연속적 성장이 재개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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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은 결국 10.36% 급락했습니다. 엔비디아(-4.08%) 퀄컴(-3.37%) AMD(-3.65%) 마이크론(-3.37%) 등 반도체 주식들이 모두 흔들렸는데요. 엔비디아는 지난 28일 실적 발표를 전후해 최근 2주간 20.5% 급락했습니다. 시가총액도 2조5320억 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주간 손실이 거의 12%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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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월가 일부에서는 브로드컴 혹 탄 CEO의 발언이 엔비디아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합니다. 탄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몇 년 동안 하이퍼스케일러(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규모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엔비디아의) GPU에서 자체 맞춤형 반도체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범용 컴퓨팅이 맞춤형 컴퓨팅을 이길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꿨다. AI 가속 컴퓨팅에는 두 가지 시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업용 시장이 하나인데, 어떤 기업도 맞춤형 반도체로 대규모 언어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만들 능력이 없다. 너무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렇게 하려고 해도 이익이 없다. 그러나 엄청난 플랫폼의 규모와 재정적 여유가 있는 소수의 클라우드 기업, 하이퍼스케일러들은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자체 맞춤형 가속기(their own custom accelerators)를 만들 수 있다. 거기에 도달하려면 여전히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로드컴은 이런 맞춤형 가속기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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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도 8.45%나 폭락했는데요. 어제 완전자율주행 로드맵을 내놓고 4.9%나 올랐었지요. 골드만삭스는 자율주행차 판매 전망을 업데이트한 보고서를 내놓았는데요. 골드만의 마크 딜레니 애널리스트는 "개선된 AI 기술은 업계가 더 높은 수준의 판매 성과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지만, 대규모 자율주행차(AV) 도입은 아직 적어도 몇 년은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글로벌 신차 판매의 최대 10%가 레벨 3차량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전 예측은 12%였는데, 낮춘 것이죠. 레벨 3차량은 운전자가 맑은 날씨의 고속도로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핸들에서 손을 떼도 되는 수준입니다. 레벨 4 및 레벨 5차량 판매는 같은 기간 동안 총판매량의 2.5%(이전 3.5%) 달할 수 있다고 봤고요. 다만 운전자 감독이 필요한 부분 레벨 2/레벨 2+ 차량은 올해 판매의 약 20%에서 2035년 약 36%(이전 31%)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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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1.01%, S&P500 지수는 1.73% 급락했고요. 나스닥은 2.55%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의 공포 지수인 변동성 지수(VIX)는 22를 돌파했습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4.3%, 나스닥은 5.8% 급락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이제 20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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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업종 중 금리 인하의 혜택을 받는 부동산(0.0%)만 강보합세를 보였고, 10개 업종이 모두 급락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2.90%) ▲임의소비재(-2.81%) ▲IT(-2.40%) 등 성장 분야의 하락 폭이 컸습니다.

찰스 슈왑은 "재앙과는 거리가 먼 일자리 보고서에 시장이 극적으로 반응한 것은 경제적 약세의 징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슈왑은 "하락 폭이 크면 단기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상대 강도지수(RSI)를 보면 아직은 과매도 영역에 있지 않다. SPX의 RSI는 41에 가까워 과매도 수준을 나타내는 30보다 훨씬 높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슈왑은 반도체 주가 약세와 관련 "심화하는 반도체 급락세는 이들 주식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칩 주식은 지난 2년 동안 시장을 선도해 왔고 AI 이야기의 대리로 여겨져 왔다. 이번 강세장의 기둥 중 하나가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과 이익 성장인데, 반도체 주식 급락세는 이런 AI 관련 설정이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가는 폭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14% 급락한 배럴당 67.6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023년 6월 12일 이후 최저치입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2.24% 내린 배럴당 71.06달러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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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채권시장에서는 오후 5시께 10년물 수익률은 2.1bp 내린 3.712%, 2년물은 10.4bp 급락한 3.648%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한때 15bp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2년 7월부터 본격화됐던 2년/10년물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해소되고 정상화됐습니다.

통상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 '경기 침체 징후'로 일컬어집니다. 하지만 침체는 수익률 곡선이 정상화되고 더욱 가파르게 될 때까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즉 이렇게 수익률 곡선이 재역전, 즉 정상화가 이뤄졌을 때 침체가 닥친 적이 많았죠. 1990년대 초반, 2001년, 2007~2009년 경기 침체에서 그런 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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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수익률 곡선이 재역전되었다고 해도 지금 당장 경기 침체가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시장이 Fed가 금리 인하를 준비하거나 이전 예측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리리라 생각할 때 매우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온다고 보는 BCA리서치의 경우 "수익률 곡선의 재역전은 경기 침체 지표라기보다는 경기 사이클 후기에 나타나는 금리 인하를 가리키는 지표"라고 해석하면서도 "경기 사이클 후기에 경기 침체와 관련이 없는 금리 인하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실질적 차이는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경기 사이클 후반의 금리 인하는 노동 수요 약화와 실업률 상승으로 인해 시작됐으며, 이는 역사적으로 항상 경기 침체와 관련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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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는 11일 8월 CPI가 가장 중요합니다. 생산자물가(PPI) 발표도 12일에 이어지고요. Fed가 중시하는 근원 CPI의 경우 한 달 전에 비해 0.3%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7월 0.2%보다 높아지는 것입니다. 전년 대비로는 3.2%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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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는 "근원 CPI가 8월에 0.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이며, 연간 비율은 3.2%로 변동이 없을 것이다. 최근 몇 달 동안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온 중고차 가격은 중립적으로 바뀌면서 상품 물가는 견고해질 것으로 본다. 의료 서비스와 항공료가 증가하면서 주택을 제외한 서비스 물가도 반등할 것으로 예측한다. 주거비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반적으로 8월은 주거비가 디스인플레이션의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지가 핵심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웰스파고는 "근원 CPI가 0.3%(또는 그 이상) 상승하면 FOMC의 일부 강경파 위원들이 인하를 시작하는 데 주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25bp의 금리 인하가 타협안이 될 수 있다. 반면, 예상치 못하게 낮은 수치(0.2% 미만)가 나타나면 50bp 인하가 이뤄질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애플은 9일 아이폰 16 출시 행사를 엽니다. 이른바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가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아이폰 판매는 애플의 2023 회계연도에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전년 대비 감소했고, 올해도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AI 탑재로 내년에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애플 경영진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하지만, 과거 매년 열리는 아이폰 출시 행사가 애플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적이 없었습니다. 월요일이 애플 주식에 대한 매도 이벤트로 바뀔지는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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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도 중요합니다. 경제 정책을 갖고 싸울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이 승리하면 일자리 성장이 더 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WSJ이 유권자들에게 경제를 가장 잘 다룰 사람이 누구일지 물었을 때 트럼프가 해리스를 8%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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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는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0.82% 뛰어서 1달러당 142.27엔으로 마감됐습니다. 일부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다시 가속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일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가 나쁘게 나온 뒤 다음주 월요일 일본 증시가 12% 폭락했었죠. 다음주 월요일 일본 증시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