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쿤도 살리나르 파라과이철도공사(FEPASA) 사장이 한국과의 계약 불발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FEPASA
파쿤도 살리나르 파라과이철도공사(FEPASA) 사장이 한국과의 계약 불발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FEPASA
한국 공공과 민간기업이 협력해 추진하던 8000억원 규모 파라과이 경전철 사업 수주가 무산됐다.

파라과이철도공사(FEPASA)는 "한국 측과 진행하던 논의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해 파라과이 기업과 함께 100% 재원 조달을 하는 방향을 고려하겠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사업은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교외 으빠까라이 45㎞ 구간을 잇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5억7500만 달러(약 8000억원)로 책정됐다.

우리 정부는 이 사업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관련 보도자료에서 "아순시온 경전철 수주가 성사된다면 한국 최초의 철도 시스템 패키지 수출"이라며 "기반 시설 건설과 신호체계, 한국형 철도 건설 운영 시스템을 한꺼번에 수출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민관합동투자사업(PPP)으로 국가철도공단, 현대엔지니어링, 계룡건설, LS일렉트릭, 현대로템이 컨소시엄을 꾸려 '팀 코리아'로 수주를 추진했다. 국토부는 2021년 9월 파라과이 공공사업통신부와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이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에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해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파라과이 국회는 지난해 12월 관련 특별법을 가결 승인했다.

다만 최종 계약을 앞두고 한국 측에서 건설구간 조정과 비용 상승 요소 반영 등을 제안하자, 파라과이가 이를 내치기로 했다. 한국 측은 6월 말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과 이와 연관된 건설구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파라과이에 보냈다.

파쿤도 살리나르 파라과이철도공사 사장은 "애초 한국 컨소시엄이 건설은 물론 토목, 기술지원, 운영, 유지보수를 모두 맡는다고 했다"며 "한국 측에서 제시한 재구조화 제안은 일부 구간만 담당하고 토목은 50%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내부 검토를 거친 뒤 고심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살리나르 사장은 "(협상 종료) 일련의 과정은 원만했고, 동맹국과의 외교적 우호 관계는 문제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