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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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또 변곡점을 맞는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불기소 처분을 권고한 데 이어 이번에는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안승훈 심승우 부장판사)는 오는 1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항소심 결과를 선고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권 전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들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에서 주목받는 부분은 권 전 회장의 유무죄 판단보다는 주가 조작 과정에 김 여사가 공모했는지 여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시세 조작에 김 여사 명의의 계좌 3개가 동원됐다고 인정했지만, 김 여사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다만 김 여사처럼 주가 조작에 계좌가 활용된 '전주'(錢主) 손모씨에게는 "시세를 변동시킬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여권에서는 당시 1심 결과를 두고 손씨에게 무죄가 선고됐으니 같은 의혹을 받는 김 여사에게도 죄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변수는 검찰이 손씨에게 추가한 '방조' 혐의다. 검찰은 2심에서 손씨에게 방조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그러면서 손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손씨가 공동정범은 아니어도 주가 조작 사실을 알면서 자금을 대 이를 묵인한 방조 혐의는 인정된다는 것이다.

만약 2심에서 손씨의 방조 혐의가 인정될 경우 김 여사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손씨가 유죄 판단을 받는다면 김 여사에 대해서도 최소한 방조 혐의를 적용해 기소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반면 이번에도 손씨가 무죄를 선고받는다면 김 여사에게도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항소심 결과를 분석해 김 여사에 대한 최종 처분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20일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김 여사를 대면 조사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