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 "치료제 없는 뇌질환 신약 개발할 것"
“세계 최초로 진행성 핵상마비(PSP)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겠습니다.”

이석준 젬백스 대표(사진)는 최근 “2019년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통해 PSP 환자를 대상으로 GV1001을 투약했더니 환자의 움직임이 개선되는 효능을 확인하고 본격 개발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GV1001은 펩타이드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을 가진 환자,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 등을 치료하는 경우 임상 중인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는 제도이다.

PSP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보행, 시력, 언어 및 인지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 증상이 악화하면 음식을 삼키기도 어려워 튜브로 영양을 공급받게 되며,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할 정도로 환자 삶의 질이 나빠진다. 평균 생존 기간은 증상이 시작되고 5~10년에 불과하다.

PSP 치료제는 아직 없다. 발병 원인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뇌 축적, 산화스트레스에 의한 뇌 조직 손상, 유전, 신경 염증 등을 관련 요인으로 추정한다.

젬백스는 PSP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이달에 임상 2상에 참여하는 마지막 환자에게 투약을 마친다”며 “연내 또는 내년 초 임상 톱라인이 나오는데 계열 내 최초(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 가능성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했다.

젬백스는 GV1001의 기술수출과 직접 판매를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대표는 “효능만 입증되면 마케팅 없이도 시장 수요가 많을 것이어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등 7개국의 PSP 관련 시장 규모는 83억달러(약 11조원)로 추산된다.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23.7%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