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6일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의 삼성전자 부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세 번째)에게 인공지능(AI) 로봇 ‘볼리’를 소개하며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6일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의 삼성전자 부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세 번째)에게 인공지능(AI) 로봇 ‘볼리’를 소개하며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가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이 8일 독일 베를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든 기기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이 강조한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다. 그는 “삼성 AI 가전으로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시나리오(AI를 통한 새로운 소비자 경험)를 60개로 대폭 늘릴 것”이라고 했다. 노부모가 쓰러지면 로봇청소기가 이를 가족에게 알리고, 부모가 냉장고를 열 때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 등 가족에게 이 같은 정보가 공유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부회장은 “AI 경험을 확장하기 위해 냉장고, 세탁기 등 전 가전제품에 스크린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 AI 가전 생태계의 핵심 경쟁력은 보안이다. 그는 “삼성전자의 블록체인 기반 보안 솔루션 ‘녹스’에 온디바이스 AI(내장형 AI) 기술을 결합하면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AI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싱스 생태계도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들어오려는 회사가 많다”며 “현재 340개인 파트너사가 1000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 기기를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가입자가 3억5000만 명에 달한다.

기기 접근성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구매한 제품을 삼성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에 자동으로 등록하고 3차원(3D) 맵뷰로 한눈에 관리하는 식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퀵 리모트’ 기능도 연내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 전 제품군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 부회장은 “목소리로 사용자를 인식하는 보이스 ID(Voice ID)로 개인 일정을 확인하고, 모바일 기기와 가전의 ‘접근성 설정’을 동기화하는 등 개인 맞춤까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 부회장은 앞으로 가전시장의 승부처는 소비자 불편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기존 틀을 넘어서는 가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 생활 가전은 100~200년 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며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