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 정책 방향이 엇갈리며 엔화 가치가 오르자 엔화 자금을 빌려 해외 고금리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으로 인한 증시 폭락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정책을 밀어붙이며 엔화 가치가 계속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6일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42.27엔으로 1.17엔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일본은행이 오는 12월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퍼지면서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급격한 청산은 미국 및 글로벌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이 엔 캐리 트레이드로 쉽게 빌린 돈 때문에 올랐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지난달 미국 주식이 일제히 하락한 이유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꼽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2년께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되자 초저금리인 일본 엔화로 자금을 빌려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미국과 같은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유행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배로 스탠더드뱅크 전략가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위험 자산의 추후 전망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Fed의 금리 인하가 미치는 영향이 아무리 크더라도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해 캐리 트레이드가 엄청나게 청산되면 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 강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모니카 디펜드 아문디 투자연구소 소장은 “우리는 엔화의 적정 가치가 달러당 140엔이라고 봤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