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에 우려를 재차 내비치며 호텔 투숙객에게 부과하던 관광세를 크루즈 승객에게도 적용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초타키스 총리는 7일(현지시간) “크루즈 승객의 과도한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며 “크루즈 승객에게도 요금을 매기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조치에 따르면 그리스 항구에 도착하는 모든 크루즈 승객은 관광세를 지불해야 한다. 산토리니와 미코노스 같은 인기 관광지에서는 추가 요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4~10월에는 숙박 요금에 붙는 기후세도 인상된다.

또 그리스 정부는 아테네 주요 3개 지역에서 최소 1년 동안 신규 단기 임대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부동산 소유주가 기존 단기 임대를 장기 임대로 전환할 때는 3년간 임대소득세를 면제한다. 관광객이 주로 활용하는 단기 임대가 소비자 물가를 높이고 그리스 주택 위기를 심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휴가용 임대 숙소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8% 증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리스 방문객은 매해 늘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스 관광객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3600만 명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어난 1160만 명이 그리스를 방문했다.

다른 유럽 국가도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페인에선 올 들어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관광객 유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이탈리아 정부는 오버투어리즘 해소를 명분으로 관광세를 올리고 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올해 해외 관광객은 15억 명에 육박해 지난해(약 12억8600만명)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