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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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간 천연가스 관련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조정을 끝내고 미국 내 수요 확대와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반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천연가스 재고 수준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6일 기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둔 천연가스 ETN이 총 10개로 집계됐다. 이중 'N2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수익률이 23.14%로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B'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선물 ETN(H) B' '한투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 등 9개 상품의 수익률도 11.16%에서 23.06%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ETN 성적은 부진했다. 같은 기간 23.36% 하락한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를 필두로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 2X 천연가스선물 ETN' '대신 S&P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등 총 11개 상품이 일제히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천연가스가 조정을 끝내고 반등하자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 수익률도 덩달아 높아졌다. 실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6일 0.93% 상승해 MMBtu(열량 단위·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당 2.28달러로 마감했다. 천연가스는 최근 한 달 동안에만 13.2%나 올랐다. 지난 6월11일(3.13달러) 3달러대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형성한 후 지난달 5일 1.94달러까지 밀렸는데, 최근 재차 반등에 나선 모습이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 배경엔 △고온 예보 △생산량 조절 △재고 예상치 하회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라이선스 발급 재개 등의 네 가지 요인이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우선 이달 중순까지 고온 예보가 관측되는 점이 발전 수요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는 설명이다. 미국 동부·중부 지역 대부분에서 고온 예보가 관측돼 막바지 냉방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기업들의 생산량 조절이 이뤄진 점도 저가 매수를 유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말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은 하루 102~103bcf(10억입방피트) 수준에서 이달 들어 100~102bcf 수준으로 소폭 감소했다.

천연가스 재고가 시장의 예상을 밑돌자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주간 천연가스 재고는 13bcf로 예상치(27bcf)를 하회했다. 아울러 올 1월부터 중단된 미국 LNG 수출 라이선스 발급이 재개된 점도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9월 중순까지 고온 예보가 관측되며 발전 수요에 대한 기대를 자극했다"며 "낮은 가격 수준에서 생산량 조절이 발생한 점도 매수세를 유발했다"고 봤다. 이어 "주간 재고 예상치 하회, 미 LNG 수출 라이선스 발급 재개 등이 추가로 작용하며 천연가스 가격을 견인했다"며 "LNG 수출은 미국의 구조적 공급 과잉을 완화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천연가스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천연가스 수요가 계절성을 타는 만큼, 겨울철 수요 확대가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미국 천연가스 시장은 봄~가을철 초과 공급으로 재고가 축적되고 겨울철 초과 수요에 따라 재고가 감소한다"며 "평년 대비 올해 천연가스 재고 수준이 가격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말 최대 재고 수준은 약 3950만bcf를 기록할 전망인데 이는 평년보다 약 200만Bcf 높은 수준"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가격은 MMBtu당 2.8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홍 연구원은 "현재 11월물 가격(10월 거래 가능)은 MMBtu당 2.5달러로, 이 같은 재고 가정이 합당할 경우 10% 내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