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제외 기업들과, 빅테크 M7 기업들의 주가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미국 빅테크 제외 기업들과, 빅테크 M7 기업들의 주가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지난주 미국 제조업 부진으로 반도체 주가가 재차 급락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당분간 비기술주(Non-Tech) 위주의 방어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9일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8월의 데자뷰(경기 침체 우려·반도체주 급락)를 경험했다"며 "구조적인 인공지능(AI) 혁신 기대에도, 반도체 산업은 경기에 자유롭지 못했다"고 짚었다.

허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조선, 기계업종 주가가 지난 5일 저점을 밑돌았다"면서 "주력 수출업종 주가가 부진하다. 미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신규주문-재고와 전통적으로 반도체주의 상대강도는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챗 GPT 출시 이후 미국 제조업 업황에 비해 반도체주가 강했지만 올해 하반기 이후 괴리가 줄어들고 있다"며 "AI 성장 기대도 경기 사이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안전 선호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 둔화와 금리인하 기대는 성장주에게 늘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M7을 중심으로 가격 부담이 겹쳐 있다"며 "엔비디아를 필두로 미국 7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7월 고점 이후 하락폭의 50~60% 정도 회복했다가 재차 하락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493개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견고하다고 그는 부연했다.

때문에 위험 투자보다는 '수비'에 집중할 때라는 분석이다. 경험적으로 미국 ISM 제조업지수가 하락하거나 둔화하는 국면에서는 주식보다 채권이, 경기 민감 섹터보다 방어 섹터가, 기술주보다는 비기술주 업종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얘기다.

허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따른 시장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당분간은 비기술주 중심으로 매매하면서 지금의 시간을 견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