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희 엠투아이 대표가 HMI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미경 기자
강원희 엠투아이 대표가 HMI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미경 기자
최근 산업계에선 생산공정 디지털전환(DX)이 화두다. 위험한 일을 자동화해 업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데다 인력난에도 대응할 수 있어서다. 공정 DX 사례가 많아지면서 DX의 필수품인 HMI(휴먼 머신 인터페이스)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HMI는 통신을 통해 공정 데이터를 표시하고 제어하는 장치다.

엠투아이는 국내 HMI 점유율 1위 업체다. 1999년 회사 설립 당시 일본의 프로페이스가 HMI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업계에선 '바위에 계란치기'라는 소리도 나왔지만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탈환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설계, 멀티미디어 구현, 통신 등 HMI 제조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장비에 엠투아이의 HMI가 탑재되어 있다.

회사는 향후 2차전지 공정으로까지 제품 공급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강원희 엠투아이 대표는 "2차전지는 공정이 복잡해 반도체 기업처럼 고기능 HMI를 요구한다"며 "우리는 이전 납품 이력을 통해 기술력을 증명한 만큼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원희 엠투아이 대표. 사진=이미경 기자
강원희 엠투아이 대표. 사진=이미경 기자
강 대표는 PLC(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와의 높은 호환성을 엠투아이 제품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회사 창립 이후 25년 동안 모든 통신 프로토콜을 연구했다"며 "지멘스, 미쓰비시, 요코가와, 야스카와 등 다른 회사의 PLC를 쓰던 업체들이 우리 회사 HMI를 써도 불편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PLC는 각종 센서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제어기에 보내는 장치로 기계의 '두뇌' 역할을 한다.

해외 시장도 확대할 예정이다. 엠투아이는 국내에선 HMI 1위 기업이지만 해외 매출은 5%로 미미한 수준이다. 강 대표는 "해외 HMI 시장 규모는 7조~8조원으로 매우 크다"며 "삼성·하이닉스에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해외 시장도 공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저가 보급형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엠투아이의 인지도가 낮은 만큼 고급 모델보단 제품이 더 잘 팔릴 것이란 계산에서다. 강 대표는 "동남아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우선적으로 판매할 것"이라며 "이후 고가 상품으로 수출 제품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옥외형 HMI도 연구개발 중이다. 전기차 충전기는 옥외형 HMI를 탑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기다. 강 대표는 "최근 전기차 충전소를 지하가 아닌 지상에 설치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옥외형 HMI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사는 열과 충격에 강하고 방수 기능을 갖춘 HMI를 선보일 방침이다.

회사는 기존 HMI 시장에서도 꾸준한 연구·개발(R&D)로 '초격차'를 실현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대표는 "최근 3년 동안 R&D 비용을 늘려왔다"며 "기술력을 기반으로 3년 내에는 매출 1000억원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회사 매출은 322억원이다.

안양=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