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앙코르는 이례적?…"오페라 본고장 이탈리아서도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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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기우 사태' 일파만파
테너 김재형 앙코르 중 난입
"나를 존중해달라" 관중에 항의
오페라에 '앙코르 금지'는 없어
주요 공연서 선례 적지 않아
"한국 관객 무시한 태도" 비판
테너 김재형 앙코르 중 난입
"나를 존중해달라" 관중에 항의
오페라에 '앙코르 금지'는 없어
주요 공연서 선례 적지 않아
"한국 관객 무시한 태도" 비판
![지난 8일 오페라 ‘토스카’에서 악당 스카르피아 역을 맡은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왼쪽)과 토스카를 연기한 안젤라 게오르기우. 세종문화회관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AA.37953165.1.jpg)
이날 게오르기우는 앙코르곡이 끝난 뒤 지휘자에게 다가가 음악을 멈추게 하고 “이건 독주회가 아니라 오페라다. 나를 존중하라”고 말했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관객을 무시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오페라에서 앙코르 연주는 이례적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세계적 가수에겐 앙코르 기회 잦아
물론 오페라 공연 도중 앙코르 연주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긴 시간 전막을 노래하는 오페라는 리사이틀이나 오페라 갈라 콘서트에 비해 강한 체력과 큰 성량을 요구한다. 극 중 부른 아리아가 반복되면 ‘작곡가와 대본가가 의도한 원작 그대로 공연한다’는 취지가 퇴색하고, 오페라를 특정 가수의 독무대처럼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앙코르를 반대하는 몇몇 오페라하우스와 지휘자(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있기도 했지만, 이것이 공연 현장에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을 정도의 원칙은 아니라는 게 성악 관계자들의 증언이다.오페라 현장에서 관객에게 소프라노와 테너의 아리아는 다른 성부의 곡보다 각별하다. 소프라노와 테너의 성공적 고음 처리가 운동선수가 세운 신기록처럼 경이와 감동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가수라면 앙코르 기회가 자주 찾아올 수 있다.
파바로티도 토스카에서 수차례 앙코르
![2023년 소프라노 나딘 시에라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앙코르를 부르는 장면. ABAO Bilbao Opera 캡처](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AA.37953155.1.jpg)
이전에는 1986년 라 스칼라에서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를 맡은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에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Va, pensiero)이, 2008년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는 도니제티 ‘연대의 딸’에서 앙코르를 했다.
![2020년 소프라노 리세트 오로페사가 ‘라 트라비아타’에서 앙코르 공연하는 장면. Teatro Real 캡처](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AA.37953100.1.jpg)
게오르기우, 과거에도 잦은 구설
게오르기우는 화려한 커리어의 이면에 꾸준히 구설이 있던 성악가다. 1997년 카르멘으로 일본 공연을 할 당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단장과 가발을 두고 언쟁을 벌인 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연 출연을 취소하기도 했다. 2016년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단의 ‘토스카’ 공연에서도 상대 테너가 앙코르곡을 부르자 무대에 한참 동안 나타나지 않은 적이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연주를 끊으면서까지 말로 불만을 표시한 점이 “한국 청중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처신”이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이번 사태에 관련해 서울시오페라단의 역량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음악평론가는 “안젤라 게오르기우는 이미 비슷한 전력이 있는 가수여서 많은 것을 고려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인물”이라며 “이번 공연은 사전에 연주 중 앙코르에 대한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작곡가의 의도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게오르기우가 극 중 앙코르를 싫어했다는 걸 미리 챙기지 못한 점이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원인이라는 것. 공연을 주최한 세종문화회관은 게오르기우 측에 한국 관객에게 사과할 것을 요청했지만, 게오르기우는 아직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주최 측인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오페라단을 상대로 환불 요청도 잇따랐다.
조동균/이해원 기자 chodo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