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 “진행성핵상마비 환자, 보행 장애 개선 확인” [KIW2024]
“GV1001을 투약한 진행핵상마비(PSP) 환자에게서 보행장애, 요실금, 무감각 등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젬백스 이석준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서 “진행성핵상마비를 적응증으로 GV1001의 임상 2상 탑라인을 올해 말 공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행성핵상마비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운동, 균형, 시력, 언어 및 인지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된다. 특히 질환의 후기 단계에서는 음식을 삼키기도 어려워 튜브로 영양을 공급받게 되며,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할 정도로 환자의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평균 생존 기간은 증상이 시작되고 5~10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젬백스의 GV1001은 펩타이드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현재 젬백스는 진행성핵상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GV1001이 진행성핵상마비에서 효능을 보이는 기전은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의 수용체인 GnRHR에 작용을 통해서다. GV1001을 통해 GnRHR이 활성화되면서 성상세포(astrocyte)와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신호체계를 조절하게 된다. 성상세포의 균형이 망가지면 뇌혈관장벽(BBB)의 견고함도 함께 무너진다. 미세아교세포는 타우와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2019년 GV1001은 치료목적사용승인을 받아 진행성핵상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을 진행했다. 치료목적사용승인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 대체 치료수단이 없는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 등에 한해 임상 중인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는 제도이다.

환자 투약 후 베이스라인 대비 진행성핵상마비 등급 척도(PSP-RS)를 측정했다. PSP-RS는 보행, 균형, 말하기, 삼키기, 눈 움직임 등을 측정한다. 환자의 장애 수준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이 대표는 “진행성핵상마비는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1년에 10점씩 PSP-RS가 줄어든다”며 “GV1001을 투약한 환자의 PSP-RS가 각각 6.5점, 8점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하고 정식 임상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젬백스는 이달 말 진행성핵상마비의 국내 임상 2상 투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GV1001의 진행성핵상마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을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위해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고 준비하고 있다”며 “연말 공개할 계획인 국내 2상 탑라인을 통해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9일 17시19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