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채 사면 후 첫 행보…中 거린메이와 공장 짓는다
에코프로그룹이 세계 2위 전구체 기업인 중국 거린메이(GEM)와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통합 양극재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 니켈 광산이 모여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제련과 전구체·양극재 생산을 한 곳에서 끝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코프로는 최근 이사회에서 상임고문으로 선임된 이동채 전 회장(사진)이 허개화 GEM 회장과 충북 청주 에코프로 본사에서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사업 협력에 합의했다고 9일 발표했다.

GEM과의 협력은 이 전 회장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사면된 뒤 경영 복귀의 첫 공식 행보로, 현 경영진은 배터리 시장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강력히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합의에 따라 에코프로의 양극재 생산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인도네시아에 통합 생산 거점을 만든다. 에코프로는 양극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니켈 수급이 가격 경쟁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GEM은 인도네시아 중수라웨시에 연 1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니켈 제련소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두 회사가 인도네시아에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중수라웨시 니켈 제련소 인근에 공장을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근 광산에서 니켈을 받아 한 공장에서 양극재까지 만들 경우 중국 양극재 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그룹의 전구체 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GEM의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는 실무작업을 추진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른 시일 내에 사업 계획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 전 회장은 허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안주하다간 에코프로도 3~4년 안에 사라질 수 있다”며 “파괴적 혁신 없이 현재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에 “지난 10년 동안 두 회사 간 협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한몸이 되기로 했다”고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