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금융안정을 위해 파이팅!
2021년 옥스퍼드사전에 등재된 한국에서 만든 영어 구호 ‘파이팅’은 힘내자는 응원의 뜻으로 쓰인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용도로 주한 미군은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단어 그대로 오늘 밤 당장 전투가 벌어져도 싸울 수 있는, 즉 군인들의 상시 준비 태세를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예금보험 업무도 전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군인의 역할에 비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떤 금융위기가 오더라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Fight Tonight’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군은 전쟁에 대비해 매년 유격훈련, 동계 훈련 그리고 전술훈련 같은 다양한 훈련을 통해 장병들이 어떤 전장 환경에서도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예금보험공사도 금융위기에 대비해 매년 다양한 위기 훈련을 시행함으로써 직원들의 역량이 녹슬지 않게 계속 관리해 나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은 2011년 대규모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같은 특정 업권 내 일부 회사의 금융 부실 발생에 대비해 ‘집중역량강화 훈련’을 했다. 또 한 업권의 부실이 다른 업권으로 전이되는 동시다발적 상황을 가정한 ‘복합 금융위기 대응훈련’도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 전쟁이나 악성 유언비어로 발생하는 금융시장의 충격에 대비한 ‘비(非)금융요인발 위기대응훈련’도 하고 있다.

이처럼 직원들이 평소 매뉴얼로만 존재하던 내용을 다양한 훈련 상황에 맞춰 실제 업무로 구체화해 실천해 보게 하고, 현 실정에 맞지 않은 매뉴얼 내용은 최신화하고 있다. 발굴된 제도 개선 필요 사항은 입법과제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위기는 ‘홀로’가 아니라 ‘함께’ 대응해야만 더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이에 예금보험공사는 유사시 공동 대응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 업권별 협회, 한국증권금융 등 여러 관계기관과의 합동훈련을 매년 시행해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금융회사(SIFI)의 부실 상황에 질서정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국내에 도입된 SIFI 부실정리계획의 작성에만 그치지 않고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또 다른 금융안정망 기구와 모의훈련(fire drill)도 할 예정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언제라도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더 실전 같은 훈련이 될 수 있도록 위기 시나리오를 정교하게 가다듬어 금융안정을 위한 ‘Fight Tonight’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