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 북부 푸토성의 가옥들이 불어난 물에 침수돼 있다./사진=AP=연합뉴스
제11호 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 북부 푸토성의 가옥들이 불어난 물에 침수돼 있다./사진=AP=연합뉴스
베트남에서 30년만의 슈퍼태풍 '야기' 영향으로 다리가 무너지고 버스가 급류에 휘말리면서 사망·실종자가 최소 59명으로 늘었다.

9일(현지시간) AP·AFP 통신과 베트남뉴스통신(VNA)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야기가 베트남 북부에 상륙한 이후 이날까지 5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북부 푸토성에서는 베트남 북부 최대 강인 홍강을 지나는 퐁차우 철교가 무너져서 트럭 등 자동차 10대와 오토바이 2대가 강으로 추락했다.

구조 당국은 현장에서 3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나머지 차량 승객 등 13명은 실종 상태다.

이날 오전 북부 까오방성에서도 승객 등 20명을 태운 버스가 산사태로 생긴 급류에 휘말렸다.

당국은 구조대를 급파했지만 산사태로 사고 현장 접근이 지체되고 있다.

농업농촌개발부에 따르면 수도 하노이에서만 나무 2만4807그루가 쓰러진 것을 비롯해 하이즈엉성 4만여그루, 박닌성 3만1860그루 등 지금까지 나무 12만1700그루 가까이가 쓰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계의 피해도 상당해 베트남 북부 제2의 도시이자 최대 수출항인 하이퐁에서는 태풍 피해로 사업체 수십 곳이 이날 조업을 재개하지 못했다고 관영 일간 라오동이 전했다.

이곳에서는 LG전자 공장이 강풍으로 일부 무너진 것을 비롯해 몇몇 공장의 천장이 날아가고 공장 설비, 완제품이 물에 젖는 피해를 입었다.

관영 베트남전력공사(EVN)에 따르면 지난 7∼8일 가구 등 약 570만 고객이 정전 피해를 겪었고 이날도 북부 베트남 주민 약 150만 명이 전력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택 9천851채가 산사태나 강풍으로 부서지거나 침수되는 등 피해를 봤고 꽝닌성에서는 어선 25척이 침몰했다.

야기가 베트남 북부 주요 지역에 최고 시속 166㎞의 강풍과 300㎜ 이상의 폭우를 몰고 오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특히 북부 호아빈성·선라성에서는 무려 강수량이 430∼440㎜에 이르는 호우가 쏟아졌다.

베트남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야기가 가장 강력했다"고 설명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