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통합 게임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다. 자사 게임 전용 플랫폼인 ‘퍼플’을 ‘스팀’ 같은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 키우기로 했다. 수익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국판 스팀' 시동 건 엔씨…소니 등 파트너사 게임 제공
엔씨소프트는 퍼플에서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의 게임을 제공한다고 10일 발표했다. 퍼플은 2019년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크로스플레이 플랫폼이다. ‘리니지’ ‘블레이드 앤 소울’을 비롯한 PC 게임은 물론이고 ‘리니지M’ 같은 모바일 게임도 PC에서 즐길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등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블리자드 ‘배틀넷’과 비슷한 구조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PC 게임 배급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첫 파트너사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다. 두 회사는 작년 11월 사업 협력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국내 이용자는 이날부터 퍼플에서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마블스 스파이더맨 리마스터’ ‘라쳇&클랭크’ 등 SIE 대표작을 플레이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퍼플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목표는 다양한 게임을 한곳에서 즐기는 종합 PC 게임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이 시장의 압도적 강자는 밸브가 2003년부터 서비스 중인 스팀이다. 사실상 PC 게임 유통을 독점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 마켓과 마찬가지로 게임 개발사는 스팀을 통해 전 세계로 게임을 출시한다. 그 대신 매출의 일부를 수수료로 낸다. 스팀 외에는 에픽게임즈스토어(에픽게임즈), EA앱(EA), 스토브(스마일게이트) 등이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EA앱은 ‘에이펙스 레전드’ ‘배틀필드’ 등 독점 콘텐츠가 무기다. 스토브는 인디 게임이라는 차별점을 내세웠다. 에픽게임즈스토어는 자사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의 사용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파트너 개발사를 대상으로 게임 배포와 스토어 기능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저장, 업적 시스템 등 이용자 편의 기능도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퍼플이 종합 게임 플랫폼으로 발돋움하려면 독점 콘텐츠나 파격적인 수수료 같은 한 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