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모델 킴 카다시안 등의 다이어트 비결로 유명해진 비만치료용 주사약 ‘위고비’가 다음달 한국에 들어온다. 지난해 4월 시판 허가를 받은 지 1년6개월 만이다.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위고비 국내 출시 시기가 다음달 중순으로 확정됐다고 10일 발표했다. 이 약은 비만 환자가 집에서 주 1회 투여하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치료제다. 당뇨약 ‘오젬픽’과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다. 68주간 임상시험에서 평균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국내에선 체질량지수(BMI: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인 비만 환자와 BMI 27㎏/㎡ 이상, 30㎏/㎡ 미만 과체중이면서 한 가지 이상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체중 감량 목적으로 투여하도록 허가받았다. 올해 7월 치료 대상을 확대해 BMI 27㎏/㎡ 이상 과체중인 사람의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도 쓸 수 있다.

초기엔 0.25㎎으로 시작해 0.5㎎, 1.0㎎, 1.7㎎, 2.4㎎까지 점차 용량을 늘리도록 5개 품목 허가를 받았다. 사샤 세미엔추크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대표는 “국내에 비만으로 영향받는 사람이 1600만 명 이상”이라며 “위고비 출시로 비만 환자의 건강한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한국노보노디스크 측이 의약품 도매상 등을 통해 출시 일정을 공지한 뒤 일선 의료기관 대상 수요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뜨거운 관심’에 비해 실제 주문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비만클리닉 원장은 “10월이 다이어트 시장에선 비수기에 들어가는 때라 좀 더 지켜보고 있다”며 “기존 유통 약인 삭센다보다 비싼 위고비를 써야 할 장점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했다. 미국과 달리 한국엔 고도비만 환자가 적어 위고비 이전 버전인 삭센다나 다른 비만약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