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체들에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던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올라오면서 액화석유가스(LPG)·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놓고 경쟁하는 상대가 됐기 때문이다.

中 매서운 추격…K조선 전매특허 잇따라 획득
10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선사 EPS는 지난달 29일 중국 1위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에 6만㎥ 규모의 대형 LPG 운반선을 발주했다. 한국산 배를 주로 썼던 EPS가 올 들어 중국에 주문을 넣고 있다.

CSSC 등 중국 조선소들이 글로벌 선사들로부터 대형 LPG·LNG,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하면서 실제 수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AiP는 선박 설계가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인증이다. CSSC는 올 들어서만 카타르에너지공사로부터 LNG 운반선을 18척이나 수주했다.

LNG 운반선이나 VLAC 등은 3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비싼 데다 20년가량 운항하기 때문에 비싸도 안정성이 높은 한국 배를 찾는 글로벌 선사가 많았다. 지금도 고부가가치 선박은 대부분 국내 조선사들이 따낸다. 이렇게 국내 조선사들의 독이 가득 찬 것도 해운사들이 중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고부가가치 선박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건조 경험을 쌓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중국과 승부를 벌여야 하는 시점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