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兆단위 대어' 채비·서울로보틱스 "급속충전·자율주행 글로벌 공략"
서울로보틱스, 채비 등 ‘조(兆) 단위 대어’들이 증시 입성을 예고했다. 미래 산업 판도를 바꿀 만한 기술과 콘텐츠 등을 앞세워 투자자를 유치하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10일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엑스포’에는 전기자동차, 정보기술(IT),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엔터테인먼트 등의 유망 혁신기업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내년부터 속속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정조준

최영훈 채비 대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가 있지만 여전히 전기차 시대는 예정된 미래”며 “국내 전체 급속충전 시장의 독점적 사업자로 자리매김한 뒤 본격 해외 진출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채비는 급속충전기 5500여 기를 운영하는 민간 급속충전기 업계 1위 사업자다. 내년 조 단위 기업가치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최 대표는 “어떤 배터리업체, 어떤 자동차업체가 경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채비의 급속충전소에서 충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는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을 활용하면 완성된 자동차를 물류 대기 구역까지 스스로 이동시켜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로보틱스는 개별 자동차가 아니라 주변 인프라에 배치한 라이다센서(사물과의 거리를 감지하는 기술)를 활용해 자동차에 주행 명령을 보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폭설 폭우 등 혹독한 기상 환경에서 자율주행할 수 있고 따로 자동차를 이동시킬 인력이 필요 없어 운송비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자동차 생산공장뿐 아니라 물류센터, 항만, 공항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인프라 및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을 서비스하는 아토리서치의 정재웅 대표도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 고객사를 본격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소부장 기업도 출격 대기

소부장 기업의 코스닥시장 상장 도전도 이어질 예정이다. 에스비티엘첨단소재, 윈텍글로비스, 대진첨단소재, 이노디스, 에스디티, 라우드코퍼레이션 등이 그 주인공이다.

에스비티엘첨단소재는 배터리 안정성을 높이는 외장재와 구조재를 개발했다. 천상욱 에스비티엘첨단소재 대표는 “고용량·급속충전 요구가 커지며 배터리 화재가 빈번해졌다”며 “고열에도 잘 견디는 고내열 파우치와 열폭주 방지 내열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 구조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상훈 윈텍글로비스 대표는 “활성탄소 시장이 2020년 5조원에서 2028년 11조원으로 불어날 것”이라며 “미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6개국 활성탄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과열증기를 이용한 활성탄 재생 기술을 확보했다. 활성탄은 인체에 유해한 각종 유기물을 흡착해 제거하는 성질이 있어 폐수 처리 등에 사용된다.

유성준 대진첨단소재 대표는 전기차용 복합소재 시장의 성장성을 소개했다.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분야 중간재를 국산화한 이노디스의 박해신 대표도 성장 전략을 공유했다.

윤지원 에스디티 대표는 일반인에겐 생소한 양자기술을 수익화하는 전략을, e스포츠 콘텐츠 전문기업 라우드코퍼레이션의 서경종 대표는 e스포츠산업의 성장성을 소개했다.

최석철/배정철 기자·사진=최혁/강은구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