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대기업들이 신입 공채 지원자에게 공통으로 질문한 내용은 ‘지원한 직무 분야에 대한 역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항목은 ‘지원 동기’를 제치고 유일하게 모든 대기업의 자기소개서 양식에 담긴 문항이었다.

10일 취업플랫폼 자소설닷컴이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2023년 하반기 주요 대기업 자기소개서 문항을 분석한 결과 ‘우리 회사 지원 동기’ 항목은 총 20곳 중 16곳(80%)에 있었다. ‘왜 들어오려고 하느냐’보다 기업들이 모두 궁금해한 것은 ‘직무 분야 전문성과 역량’이었다. 대표적으로 KT,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현대오토에버 등은 ‘회사 지원 동기’를 생략하고 ‘직무 분야’ 관련 질문에 집중했다. “직무와 관련해 기울인 노력이나 경험”(KT), “지원한 직무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경험”(SK하이닉스) 등 일반적인 질문이 대부분이었지만, 신입에게 구체적인 ‘직무 역량’과 ‘추후 직무 능력 개발 계획’까지 물은 곳도 있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원 직무를 선택한 이유와 직무 수행을 위한 본인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구체적으로 물었으며 포스코도 “희망 직무 수행 역량을 갖추기 위한 도전적인 경험과 입사 후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등을 질문했다.

직무 능력·역량과 함께 모든 기업의 공통적인 관심 항목은 ‘도전적인 경험’과 ‘문제 해결력’이었다. “열정·도전적으로 몰입해 성과를 창출하거나 목표를 달성한 경험”(신세계그룹), “가장 열정적·도전적으로 임한 일”(에쓰오일) 등 신입다운 패기를 갖췄는지 알아보려는 기업이 많았다.

이 밖에 “협업하면서 겪었던 갈등과 어려웠던 점”(하나은행), “단체 활동에서 갈등 상황을 해결한 사례”(KT&G) 등 갈등 상황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확인하려는 질문이 다수였다. 자소설닷컴 관계자는 “자기소개서에서 직무 역량과 직무 관련 갈등 해결 능력을 갖췄는지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며 “자기소개서 질문 항목은 적으면 2개, 많으면 5개로 많지 않지만 응축적인 질문으로 이뤄져 있는 게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곽용희 기자

■ 잡리포트 취재팀

백승현 경제부 부장·좋은일터연구소장
곽용희 경제부 기자·이슬기 경제부 기자
권용훈 사회부 기자·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