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산하 스튜디오인 '민트로켓'. 넥슨 제공
넥슨 산하 스튜디오인 '민트로켓'. 넥슨 제공
넥슨이 ‘데이브 더 다이브’ 제작 스튜디오인 민트로켓을 독립시키는 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물적분할로 분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넥슨에서 퇴사하게 될 민트로켓 개발자들이 세울 독립 법인에 넥슨이 투자하는 형태다.

민트로켓 살림 따로 차린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11일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민트로켓 독립과 관련해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넥슨은 민트로켓 개발자들이 퇴사 후 세울 독립 법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민트로켓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2분기 민트로켓 독립과 관련해 내부 논의를 진행했다. 넥슨 관계자는 “민트로켓 독립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트로켓은 넥슨이 2022년 소수 정예 개발자들을 모아 설립한 스튜디오다. 수익 창출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초점을 두며 넥슨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핵심 역할 해왔다. 지난해 6월 해양 모험 게임인 ‘데이브 더 다이버’를 출시해 판매고 300만장을 넘기기도 했다. 이 게임은 휴대용 게임 기기인 스팀덱에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이용자 수가 세 번째로 많은 게임 자리에도 올랐다.

업계에선 이번 독립 결정이 개발자 이탈을 막기 위한 넥슨의 자구책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민트로켓 설립 당시 이 스튜디오를 지휘했던 김대훤 전 넥슨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사의를 표한 뒤 지난 1월 에이버튼이란 신생 게임사를 차렸다. 넥슨게임즈에서 블루아카이브를 개발했던 박병림 PD도 지난 4월 독립해 게임사 디나미스원을 세웠다.

독립 법인 투자로 시너지 노리는 넥슨

넥슨은 성공한 개발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개발자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난 4월 민트로켓을 사내 팀에서 ‘민트로켓본부’로 격상했다. 넥슨게임즈가 블루아카이브를 만들었던 김인 전 아트디렉터와 양주영 전 시나리오디렉터에게 지난 상반기 각각 8억6777만원과 7억9902만원을 보수로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지난 6월 퇴사해 디나미스원에 합류했다.

스타 개발자들의 홀로서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 상장해 게임업계 시가총액 5위 규모로 회사를 키운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도 엔씨소프트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의 그래픽팀장 출신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나이트크로우’를 만든 매드엔진의 손면석·이정욱 공동대표는 넥슨게임즈에서 같은 장르 게임인 ‘V4’를 개발한 경력이 있다.

넥슨이 추진하는 민트로켓 독립 방식에도 이러한 업계 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독립한 민트로켓에 투자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개발자들의 독립을 막을 수 없다면 대신 투자를 통해서라도 사업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 경우 민트로켓이 개발한 신작을 넥슨이 유통하는 식의 협업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가 수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더라도 성공 경험이 있는 개발자들을 붙잡아 두기가 쉽지 않다”며 “IT 업체도 게임 흥행뿐 아니라 지속적인 인재 양성과 관리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