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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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아일랜드에서 제공받은 세금 혜택을 둘러싼 유럽연합(EU)과의 법정다툼에서 최종적으로 패소,130억유로(19조 2,9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이는 지난 10년간 EU경쟁기관이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가장 크다.

전 날 기대를 모아온 아이폰16을 발표하고 소폭 상승했던 애플(AAPL) 주가는 10일(미국 현지시간) 오전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1.2% 하락한 218달러에 거래중이다.

10일 룩셈부르크에 있는 EU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는 아일랜드가 애플에 불공정한 이점을 제공하여 수년간 다른 기업보다 훨씬 적은 세금을 내, 국가 지원법을 위반했다며 하급법원 승소 판결을 뒤집었다.

유럽사법재판소는 하급법원 판결에서 판사들이 위원회 규제 기관의 평가 오류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EU는 특정 회원국이 대기업에 제공하는 특별 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지난 2016년 EU의 반독점 기관은 애플이 아일랜드로부터 불법적인 혜택을 얻어냄으로써 수년에 걸쳐 아일랜드내 다른 기업보다 세금을 훨씬 적게 냈다고 주장했다. EU반독점 위원장 마그레테 베스타거는 2016년 아일랜드에 130억 유로를 회수하라고 명령했는데 이는 전세계 맥 매출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아일랜드는 애플 등 기술 기업이 아일랜드에 설립되도록 세금상의 이점을 별도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기술 대기업의 유럽 본사를 유치하고 있는 아일랜드에 이번 판결이 부정적일 수 있지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U 반독점 기관은 지난 10년간 대기업의 교묘한 부당 세금혜택을 추적해 왔으며 아마존, 스텔란티스 등도 표적이 됐었다. 베스타거 반독점위원장은 대기업에 대한 선별적인 세금 혜택은 EU가 금지하는 불법적인 국가 지원이라고 주장해왔다.

애플의 경우 문제가 된 것은 1991년과 2007년에 아일랜드 정부와 맺은 두 건의 세금관련 협정이었다. EU의 평가에 따르면, 이 협정 때문에 애플은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이익을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미국 본사로 잘못 귀속시켰다. 이 결과 세금 납부액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EU의 반독점 기관은 애플이 다른 기업에 비해 받은 세금 혜택이 반경쟁적이며 불법적인 국가 지원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왔다. 2020년 EU의 하급 재판소에서 애플이 승소하자 EU반독점기관은 EU최고법원에 항소했다.

애플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아일랜드가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크게 낮추자 아일랜드에 진출했다. 아일랜드 남부 토시인 코크 외곽에 유럽 본사를 두고 현재 아일랜드에서 약 6천명을 고용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현저하게 낮은 법인세율로 한동안은 다국적 기업들의 세금 탈루가 가능했으나 2021년 아일랜드는 다국적 기업에 대해 최소 15%의 세율을 규정한 OECD 협약에 가입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이 날 EU의 판결을 ‘완전한 정치적 헛소리’라고 비난했다. 미국 재무부도 EU가 전세계적인 세금 개혁 노력을 위협할 수 있는 "초국가적 세무 기관"을 만들고 있다며 애플을 거들었다.
애플, EU세금소송서 패소…역대최다 19.3조원 과징금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