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 반등…허리케인 영향에 생산 차질 전망 [오늘의 유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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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1% 반등했다. 열대성 폭풍 '프랜신'의 영향으로 원유 공급량이 줄고, 미국 금리 인하가 수요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다만 중국 경기 침체 우려와 공급 과잉이 계속되며 중장기적으로는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데에 시장의 의견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1.5% 오른 배럴당 68.71달러에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1% 상승한 71.84달러에 마감했다.
9일 국제유가 (자료=오일프라이스)
9일 국제유가 (자료=오일프라이스)
이날 유가는 허리케인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에 반등했다. 열대성 폭풍 프랜신이 허리케인으로 발달해 걸프만에 상륙할 수 있다는 전망에 원유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주요 석유 기업인 셰브론과 엑슨모빌, 쉘 등은 이미 근로자들을 대피시키고 일부 해상 원유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프랜신이 매일 약 12만5000배럴의 원유와 3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유전을 지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EIA에 따르면 미국 북서부 걸프 해안은 미국 정유 생산의 약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요충지다. 미국 정유 시설의 약 60%가 이곳에 있다.

분석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허리케인과 미국 금리인하 전망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파악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에반스 PVM 분석가는 "허리케인 경보로 인해 미국 걸프 해안이 위협을 받고 있어 가격이 약간 회복되고 있지만, 수요가 어디에서 발생할지,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OPEC+은 지난 5일 자발적 감산을 2개월 연장하기로 하며 원유 증산 계획을 미뤘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4분기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가격 전망을 배럴당 80달러에서 75달러로 낮췄다. 세계 최대 민간 원자재중개업체인 트라피구라, 머큐리아 등도 "중국의 수요 부진과 세계적 공급 과잉으로 인해 원유 가격이 배럴당 60~70달러까지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석유회의(APPEC)에 참석한 토브욘 톤퀴비스트 건버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우리는 소비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러한 균형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주요 석유 기관의 월별 전망 발표가 예정돼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미 에너지정보국(EIA),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의 발표에 따라 유가도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