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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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와 해외 시장의 수요 증가로 일본인들이 이베이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해외로 상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판매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제공하는 도서와 강의 시장도 활발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를 통해 외국에 상품을 판매하는 일본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니 추 씨는 도쿄에서 무역회사에 다니다가 이베이 판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달 퇴사했다. 그는 일본 빈티지 레코드플레이어와 게임기를 해외 고객에게 판매해 매월 약 60만엔(약 562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추 씨는 "일본에서 받는 임금으로는 결혼이나 내 집 마련을 꿈꾸기 어렵다"고 해외 판매 사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인형과 헤어 마스크 등을 해외에 판매하는 후지이 요시노리 씨는 블룸버그통신에 "엔화 약세로 1년 반 전보다 매출이 약 10% 증가했다"며 "최근 엔화 강세는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베이재팬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엔화 약세와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 판매자의 상품 판매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애니메이션, 만화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해외 상품 판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도서와 강의 시장도 생겨났다. 일본에서는 '인터넷 개인 해외 판매 성공 매뉴얼', '이베이 개인 해외 판매를 3배 성장시키는 매뉴얼’ 같은 서적이 여럿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추 씨는 계정 차단을 피하기 위해 플랫폼 규제에 관한 온라인 강좌에 약 200만엔(약 1900만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역사적인 수준의 엔화 약세가 외화 매매 수익을 높이고 있다"며 "일본 근로자는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속에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