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아이오닉5.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현지 점유율 1위인 테슬라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테슬라 모델Y, 모델3와 포드 마하E 다음 순위다. 아이오닉5를 비롯해 기아 EV6 등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0.2%로 3위 포드(8.2%)를 제치고 테슬라(50.8%)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아이오닉5의 이러한 성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라 더욱 주목받는다. 아이오닉5는 미국에서 대부분 리스 계약을 통해 판매됐다. 한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리스 차량에만 보조금 혜택이 주어졌기 때문. IRA에 따라 북미에서 생산된 차량에만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까지 세액공제가 적용됐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완공되면 현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므로 현지 전기차 업체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겨룰 수 있게 된다. HMGMA는 연간 30만대에서 최대 50만대까지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다.

미국 첫 생산 모델 아이오닉5...현지 맞춤 전략도

HMGMA에서 처음 생산되는 차종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오닉5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올해 1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현지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최근 HMGMA에서 시험 생산된 2025년식 아이오닉5를 공개한 바 있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된 아이오닉5는 처음에는 최대 세액 공제액의 절반인 3750달러(약 500만원)의 혜택을 받고, 향후 7500달러(약 1000만원) 상한까지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전략도 펼친다. 테슬라의 NACS 충전 포트를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5는 미국 내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 1만700개 이상을 별도 어댑터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아이오닉5의 오프로드 모델DLS 2025년형 아이오닉5 XRT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프로드 주행이 많은 현지 상황으로 고려한 현지 특화 모델로 듀얼 모터와 84kWh 배터리, 서스펜션 튜닝, 18인치 휠 등 19가지 오프로드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관 디자인 역시 오프로드 성격을 강화하고 실내도 XRT 고유 패턴을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완공과 함께 아이오닉5가 현지에서 본격 생산되면, 보조금 정책에 따라 미국 현지 전기차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