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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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 빙수 배달 주문이 폭등하는데 용기가 부족하네요…이글루 빙수용기 있으신 분?”

찜통 더위로 유난히 뜨거웠던 올해 여름 가장 잘 팔린 음식 중 하나는 빙수다.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7~8월 빙수 배달 주문량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빙수 매출이 뛰면서 덩달아 매출이 폭증한 제품이 보냉 기능 있는 플라스틱 용기다. 특히 빙수 가게 업주들 사이에선 외식업주 전용 식자재몰에서 내놓은 '보냉용기'가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주들 사이에서 ‘이글루 빙수용기’라는 별칭으로 통하는 이 용기는 겉으로 보기엔 일반 플라스틱 용기 같아 보이지만 추가 아이스팩이나 보냉팩 없이도 잘 녹지 않아 빙수 배달에 많이 쓰인다.

배달의민족이 만든 외식업주 대상 온라인 식자재몰 '배민상회'에 따르면 빙수용 보냉용기는 지난 8월 한 달 거래액이 5000만원을 넘었다. 배민상회 내 단일상품 거래액 및 판매량으로 3위 안에 들었다.

이 용기는 2022년 배민상회가 화학 섬유소재 전문기업 휴비스와 함께 만든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폴리에스터(PET) 발포소재인 '에코펫'(ECOPET)을 적용한 빙수용기로 PET에 미세한 공기층을 넣어 열차단성을 높였다는 설명. 용기 겉면 역시 뜨겁거나 차갑지 않아 맨 손으로 만져도 안전하다. 재활용 가능 소재로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식품용기 적합판정'을 획득했다.

기존 빙수 용기는 종이나 투명 PET 소재를 사용하는데 빙수가 녹지 않도록 보냉팩에 아이스팩까지 넣어 포장하는 경우가 많아 쓰레기가 과도하게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외식업주들 입장에서도 포장에 손이 많이 가고 추가 비용도 만만찮다는 불만 사항이 제기돼 왔다.
배민상회 PB상품인 빙수용 보냉 용기. 사진=배민상회 캡처
배민상회 PB상품인 빙수용 보냉 용기. 사진=배민상회 캡처
하지만 이 용기는 단일 제품만으로 보냉 효과가 뛰어나 아이스팩 등 추가 포장이 필요 없고,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는 평가다.

배민에 따르면 외식업장에서 배달 주문 시 평균적으로 메뉴 판매 가격대비 약 3~3.5%를 포장 비용으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빙수 메뉴 단가를 1만20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약 360~420원 정도를 포장용기 비용으로 쓰고 있는 셈이다. 통상 빙수 하나당 아이스팩 평균 2개 정도를 사용한다. 단일 용기로 배달을 할 경우 개당 160원~280원(아이스팩 개당 가격 80원~140원)을 절약할 수 있어 포장비용의 평균 5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배민 측 추산이다.

해당 상품을 이용한 외식업주들은 "반신반의했는데 진짜 덜 녹아서 깜짝 놀랐다" "아이스팩 없이 보냉백에만 담아도 거의 녹지 않아서 고객들 만족도가 높다"거나 "입구가 넓어 담기 편하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이밖에 빙수 매출이 뛰면서 배민상회에서는 '손글씨 스티커'도 인기를 끈 것으로 집계됐다. 업주들이 배달용기 등에 고객 감사나 서비스 제공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직접 포스트잇 등에 써서 전달하는 경우들이 꽤 있는 점에 착안해 내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에 착안해 직접 쓰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는 제품으로 출시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녹는 빙수 배달에서 포장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점주들이 이 제품을 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개발된 스티커 디스펜서도 점주가 쉽게 절단하고 붙일 수 있도록 만든 아이디어 상품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