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쌀값과 한웃값 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햅쌀 10만톤(t) 이상을 시장에서 추가로 격리하고 한우 암소 1만 마리를 더 줄이기로 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당정 협의회에서 '쌀·한우 쌀 수급 안정 대책'을 확정했다. 쌀값과 한우 도매가격 하락으로 농가가 경영난을 호소하자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20㎏에 5만4388원이던 산지 쌀값은 이달 4만3842원까지 떨어졌다. 한우 도매가격도 지난 6일 기준 ㎏당 1만7917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8.2% 낮다.

정부는 산지 쌀값 방어를 위해 올해 농지 2만 헥타르(㏊)에서 생산되는 밥쌀 10만t을 사료용 등으로 처분하기로 했다. 정부가 올해 공공비축미로 사들이기로 한 36만t을 더하면 햅쌀 46만t이 시장에서 격리된다.

정부는 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할 예상 생산량에서 추정 소비량과 격리 물량을 빼고도 남는 쌀이 있다면 미리 사들여 시장에 공급되는 양을 줄이기로 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한우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한우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우의 경우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농협을 통해 암소 1만 마리를 감축하기로 했다. 기존 감축분 13만9000마리를 더하면 약 15만 마리가 줄어들게 된다.

또 할인 행사 지원을 이어가고 급식·가공업체에 납품을 늘리는 등 소비를 확대하기로 했다. 축산 농가에 지원하는 사료 구매 자금도 내년 1조원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벼 재배 면적을 효과적으로 줄여가기 위한 '재배면적 신고제'와 '지역별 감축면적 할당' 도입을 검토한다. 재배 면적 조정에 참여한 농가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이행하지 않은 농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패널티(벌칙)를 부과하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우 사육 기간은 현재 30개월 정도에서 24∼26개월로 단축해 생산비를 절감하도록 했다. 숙성육 시장을 활성화하고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수요처를 발굴해 수출 시장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안에 생산자단체 등과 충분히 협의해 쌀 수급 근본 대책을 구체화해 발표할 계획이며 전국한우협회와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축산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