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책방 건물에 '평산책방' 현판이 걸려있다. /사진=뉴스1
25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책방 건물에 '평산책방' 현판이 걸려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직원 폭행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평산책방 측이 10일 성명을 내고 사건 당일 구체적인 정황을 밝히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평산책방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이사회 명의로 성명을 올려 "9월 8일 일요일 밤 20대 괴한은 책방 대문을 닫고 퇴근하려던 40대 여직원에게 '오늘 이재명 대표는 왔다 갔느냐?', '문 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는 가지 않겠다'며 직원의 스마트폰을 낚아채 두 동강 내고 주먹과 발길로 마구잡이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평산책방은 "책방 윗마당에서 시작된 폭력은 아랫마당, 대문 밖, 마을 안길, 길가 주택의 벽, 심지어 길 아래 밭으로까지 이어졌다. 두 차례나 길 밑으로 밀쳐 굴러 떨어트리고 발로 밟아댔다"며 "몇몇 마을 주민이 나와서 막아도 폭력은 이어졌고, 여러 주민이 몰려나온 뒤에야 가까스로 멈추게 할 수 있었다. 무려 8분간 살의가 번득이는 끔찍한 폭행이 자행됐다"고 했다.

평산책방은 "현재 피해자의 상태는 참혹하다. 왼쪽 팔이 부러졌고 갈비뼈와 척추뼈도 골절됐다. 뒷머리 쪽으로는 혹이 심하게 올라왔다"며 "골절된 팔은 절개 후 철심을 박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나, 부기가 너무 심해 수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완치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과 부인 김정숙 여사. 사진=평산책방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과 부인 김정숙 여사. 사진=평산책방 페이스북
이어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전직 대통령 경호구역 안에서 태연히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난데없는 피습을 당한 직원이 책방의 사무를 총괄하는 책임자이자 아이의 엄마이기에 우리는 더욱 심각하게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폭력을 유발한 근원은 어디인가? 공권력이 키워낸 증오와 적대심의 구조가 무분별한 개인의 증오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개탄과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증오는 더 큰 증오를 부른다. 우리는 이 기회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날아오는 모든 부당한 정치적 음모와 음해를 멈출 것을 요구한다"며 "우리는 경찰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산경찰서는 지난 8일 오후 7시께 평산책방에서 40대 책방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20대 A씨를 지난 9일 불구속 입건했고, 이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 당일은 문 전 대통령이 양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만난 날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