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식료품 가격이 하락하며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잡히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어도비는 8월 미국 온라인 물가를 집계하는 어도비 디지털물가지수(DPI)가 전달 보다 3.7% 내려 2014년 수치 추적 이래 가장 크게 하락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4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이후 팬데믹 동안 식료품 가격은 미국 가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인플레이션 요소였다. 온라인 식료품 쇼핑은 미국 식료품 전체 소비의 약 12%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가계 식료품 가격은 공식적인 미국 인플레이션 측정치의 약 8.6%를 차지하는 데에 불과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쉽게 구매를 미룰 수 없는 재화에 해당한다는 점도 식료품이 가계 경제에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블룸버그통신은 "온라인 식료품 가격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더 극적으로 변동하지만, 전반적인 가격 추이는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식료품 가격은 지난 1년간 대체로 안정화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9일 뉴욕 연은이 발표한 인플레이션 기대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식품 가격 상승률 중간값은 지난달 대비 0.3%포인트 감소한 4.4%로 나타났다. 이는 팬데믹 이전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도 식료품 가격은 주요 화두로 올라선만큼 가격 추이는 미국 정치권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식료품 가격 인상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한 이후 식품 가격이 20% 이상 누적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식료품 가격 인상 금지' 등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웠다.

어도비 DPI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온라인 가격은 8월에 전년 대비 4.4% 하락했다. 24개월 연속 연간 하락세다. 의류 가격이 전년 대비 9.01% 하락하며 가격을 크게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전자제품, 사무용품 등도 각각 5.31, 2.25% 하락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