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해진 '영끌·빚투'...가계대출 3년래 최대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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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리인하 기대감에 3년 전 나타났던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더 과감해져 재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8월 주가 급락 사태가 벌어졌던 블랙먼데이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1조가 넘는 돈을 빌려 주식 투자에 나섰고, 은행권 주담대 대출은 역대 최대 증가액을 갈아치웠습니다.
보도에 유오성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은행이 집계한 기타대출 잔액은 지난 8월 한 달 사이 1조1천억 원이 늘었습니다.
6월과 7월 각각 3천억원, 1천억원 씩 줄어들다가 8월 들어 급증한 겁니다.
감소세를 보이던 기타대출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8월 첫 주 주식 시장이 급락하자 이를 추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대출을 끌어다 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은행 관계자 : 기타대출이 8월 달에 1조원 넘게 증가했는데, 최근 오른 것은 8월 초 주가 급락했을 때 신용대출이 1조 가까이 늘어난 영향이고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더한 가계대출 증가액(9.3조원)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8월 주택담보대출은 8조2천억원이 늘었는데, 이 같은 증가폭은 한국은행이 2004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대 기록입니다.
주담대 증가폭이 급증한 것은 5~6월 주택 매매거래가 증가하고 입주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8월 들어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거래 이후 두 세달 가량 시차를 두고 실제 집행되는 특성을 가졌습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이 두 달 연기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초 7월 시행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2단계 규제가 9월로 연기되면서 7~8월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일으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다는 겁니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이달 시행에 들어갔고,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는 지난달 어느 정도 해소됐을 거란 분석입니다.
실제 은행권이 실수요자를 제외한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한 9월 이후 주담대 증가폭이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