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자신의 발언을 사회자들이 ‘팩트 체크’하는 데 격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미국 방송사 ABC가 주관한 토론회에선 두 명의 사회자가 등장해 토론을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두 후보자 발언의 사실 여부를 점검했다. 이 같은 진행 방식에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황하며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권과 관련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방을 이어가던 중 “해리스는 출생 후 사형 집행(낙태)”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사회자인 린지 데이비스가 “미국에는 출생 후 아기를 죽이는 것을 합법화한 주가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 아래서 범죄율이 급등했다”고 주장하자 다른 사회자인 데이비드 뮤어는 “연방수사국(FBI)은 미국에서 전반적인 폭력 범죄가 실제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짚었다. 해리스 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중간에 나지막이 “그건 사실이 아니다”고 말하거나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발했다. 여기에 흥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말하고 있다”며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시종일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8100만 명으로부터 해고당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전 세계 리더들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라는 걸 비웃는다”는 등의 발언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몰아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보인 공격적인 모습으로 ‘눌변’ 이미지를 불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